안녕하세요.
두 번째 웹진을 드립니다. 

E-메일 주소가 불분명해서 첫번째 웹진이 130 여 분 가량 되돌아왔습니다. 한분 한분 정확한 E-메일을 찾아서 보내드릴 생각입니다. 몇 분께서 웹진을 받자, "잘 받았다"는 인사말씀을 전화로 혹은 메일로 남겨주셨습니다. 그런 작은 격려 말씀이 지치기 쉬운 사람들에게 힘이 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받기만 하고, 돌아가는 판세를 바라만 보겠다는 굳은 결심을 한 상태가 아니라면, 더러 인사도 주시고 그러면 고맙겠습니다. 서로 부축하고 위로하고 격려하고 함께 기뻐할 때, 지치기 쉬운 이 세상이 조금 더 견딜 만해지지 않겠나, 싶습니다. 

여기까지 쓰다 보니, 편집인인 저도 받고 답장하지 못한 무수한 우편물들이 문득 생각나네요. 좋습니다. 우리 웹진 받으시고, '잘 받았다'는 답신 안 주셔도 괜찮습니다.(혼잣말 : 내가 왜 이럴까?)

오늘 드릴 이야기는, 지금은 헌책방에서나 만날 수 있는 E.F.슈마하의 <A Guide for the Perplexed>에서 퍼온 글입니다. E.F.슈마하라면 <작은 것이 아름답다 Small is Beautiful>라는 말로 널리 알려진 경제학자이지요. 아래 이야기는 여러분께서도 어디선가 듣거나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윤두서(1668-1716) 자기응시의 시선이  깊고, 가차없이 맵습니다.  어쩌면, 좀처럼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고 허둥지둥 살고 있는 우리가 잃어버린 눈빛일지도 모릅니다.

■ 특별한 거울 나는 과거에 사후 제2의 세계에 갔다는 사나이의 얘기를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는 거기에서 낯이 익고 좋아하는 사람, 낯이 익지만 싫어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을 만났으나, 단 한 사람 전혀 면식이 없으며 싫어하는 사나이가 그 속에 끼어 있었다.  이 사나이가 한 말의 전부가 그를 화나게 하고,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 사나이의 태도, 버릇, 태만, 함부로 내뱉는 말버릇, 표정까지도 그러했다. 그러다가 그 사나이의 생각, 감정뿐 아니라, 일체의 비밀, 심지어는 그 일생까지를 잘 알 것 같이 생각되었다. 그는 거기서 주위 사람들에게 이 불가사의한 있을 수도 없는 인물이 도대체 누구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여기에는 네가 살고 있었던 세계의 거울과는 종류가 전혀 다른 거울이 있다. 그 사나이가 너 자신이다"라는 것이었다.........          (E.F.슈마하, 박영철譯, <인간회복의 길>, 한벗, 1981, 129쪽에서)

■ 예띠풀님께 떼 쓴 이야기

27일, 그날은 <풀씨>7집 신청이 저조했습니다. 벌써 수십 권의 책을 주변 분들에게 선물하고 계신 정혜인 풀씨님을 빼고는 새로운 분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아, 우리가 함께 읽고 싶은 욕구가 별로 일지 않는 형편없는 책을 여름 내내, 죽어라고 만들었구나. 풀씨 한 분이 다섯 권씩만 주위에 뿌려도 많은 이들이 <풀꽃세상>을 접할 수 있을 텐데.... 에잇, <풀씨>8집은......", 그런 낙망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깊은 밤, 돌연 분한 생각이 들어서 만만한(?) 예띠풀님께 응석을 부리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어이구, 선생님. 왜 책 신청 안 하세요?...잘 읽으셨다는 메일만 보내시면 다인가요?"--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러자,

"욱! 무심했네. 그렇찮아도 <풀씨> 책 받으러 들리는 사람이 간혹 있습디다. 
이젠 (권 당 2천원에) 사야 한다고 하니깐, "(그럼) 사야지요." 하면서 (책을) 달랬는데... 한 스무 권 먼저 보내 주세요.내가 먼저 사서 뿌리리다. 뿌리다 보면 사겠지."

그러시면서 20권을 신청하시더군요. 떼를 쓸 어른이 가까이 계신다는 게 행복합니다. 
풀씨 여러분, 떼 쓰기 전에 주변에 <풀씨>7집을 널리 뿌려주십시오. 
신청판은 홈페이지, 오른쪽에 있습니다. 어디 있는지, 다 아시죠?

아직도 낮에는 덥고 모기가 여전히 극성을 부립니다. 환절기, 몸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