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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상을 드립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풀꽃세상'을 위해 감사나 북돋움이나 연민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우리의 생각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그 표현의 형태를 우리는 '풀꽃상'이라 붙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강의 비오리, 보길도의 갯돌, 가을 억새, 인사동 골목길, 새만금 갯벌의 백합, 지리산의 물봉선, 지렁이, 자전거, 논, 간이역, 비무장지대, 우리씨앗 앉은뱅이밀에게 풀꽃상을 드렸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란 풀꽃세상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풀꽃상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생의 가치에 대하여 늘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대하듯이 자연을 대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풀잎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풀씨의 마음'이라 부르려고 합니다. 그러한 마음의 힘을 우리는 믿고, 또한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풀씨의 마음을 뿌리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풀씨들을 북돋고자 합니다.

  13회 풀꽃상을 '진메마을 정자나무'께 드립니다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07-10-23 14:33     조회 : 12775    
 

제13회 풀꽃상 <정자나무>

 

'임실 진메마을 정자나무'께 드립니다

 

  

[메시지]

 

정자나무가 살아있는 마을, 마을은 아름다운 공화국입니다.

 

 

[선정이유]

정자나무는 마을을 지키는 신이었습니다.

가난하고 조촐한 작은 마을 앞과 뒤, 마을 어귀를 지켜주었던 정자나무는

같이 먹고 일하면서 놀았던 마을 공동체의 상징이었습니다.

 

오래 된 마을의 오래 된 정자나무는

가난한 마을을 풍요롭게 꾸며주는 찬란한 풍경이었으며,

마을 사람들의 뜻을 한마음으로 묶어주는 마을 공화국의 전당이었습니다.

 

임실 진메마을 정자나무는 섬진강 가 강 언덕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강과 마을과 논과 밭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이 느티나무는

진메마을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정신적인 지주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새 잎 피는 봄날 햇살, 사람들이 가득 차 있던 여름날의 그늘,

가을의 고운 단풍과 눈이 하얗게 쌓인 이 정자나무는

오랜 세월 변함없이 마을을 지켜주는 큰 어른이었습니다.

 

속도와 경쟁만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마을공동체는 사라지고 해체되어

그 나무 아래는 텅 비게 되었으나,

마을 사람들의 걱정과 근심과 괴로움과 

 기쁨과 슬픔들을 달래주던 이 나무는

마을의 역사를 의연하게 지켜왔으며 지금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어 공동체를 이루며,

지금도 곳곳에 그 풍요함과 우람함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는

마을의 상징인 이 땅의 모든 정자나무를 대표하여

 ‘임실 진메 마을의 정자나무’에게,

 

희미해지는 마을공동체를 되살리고 돕고 나누던 두레의 마음이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염원하며

열세 번째 풀꽃상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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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3회 풀꽃상에 '정자나무'가 선정된 이후
어느 마을의 정자나무에게 상을 드려야 할지 두루 돌아본 끝,
마침내 가 닿은 곳은 전북 임실땅 섬진강변 진뫼마을입니다.
 
정자나무아래 마을의 따스한 품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김도수님은 죽어가는 마을 정자나무를 살리기 위해 많은 애를 썼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김도수님이 마을 정자나무에게 쏟은 정성과 마음은 풀꽃세상이 정자나무에게 상을 드리는 마음과 꼭 같습니다.
 
다시 살아나 푸른잎을 틔어준 진뫼마을 정자나무님과,
오래오래 마을을 지키고계신 열일곱가족 주민분들, 그리고 김도수님께 존경과 사랑을 전합니다.
 
 
 
 
 
놀이터이며 사랑방이며 국회의사당이던 정자나무

진뫼마을에는 정자나무가 세 그루 서 있다.
두 그루는 마을앞 강변 언덕길에 서 있고, 한 그루는 마을뒷산에 서있다.
마을 앞에 서 있는 두 그루 정자나무는 봄이 되면 윤들 거리는 연둣빛 새 순을 맑은 강물에 드리우며 푸르름 더 뽐내려고 서로 번갈아 강물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면 진뫼마을은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다운 강변마을이 된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하면 마을 앞에 있는 큰 정자나무 아래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모여들었다. 작은 정자나무는 내 어린시절에 없었으므로 우리들은 큰 정자나무 아래로 뛰어들어 놀았다.

정자나무는 어린이들의 공동 놀이터요, 마을 어르신들의 야외 사랑방이요, 마을의 대소사 일이 논의되던 진뫼마을 국회의사당 같은 역할을 했다.
점심을 먹고 나면 낮잠을 즐기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할 때 고함을 치며 시끄럽게 싸우기도 하는 곳이어서 외지인이 지나가다가 쉬려면 마을 사람들 눈치를 보며 한 쪽에 가만히 앉아있다 조용히 떠나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 우체부 아저씨만은 예외여서 마을 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고 우편 배달용 빨간색 자전거를 받치고 당당하게 정자나무 그늘로 들어와 쉬고 갔다. 우체부 아저씨는 진뫼마을 사람들 전령 꾼이어서 마을 사람들 얼굴을 모두 다 알고 지내니 한 식구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봄이 되면서부터 부모님이 논밭으로 일을 나가기 시작하면 우리들은 갓난아이를 엎고 또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마을 앞 정자나무 아래로 모여들었다.
손에는 아침 밥솥에 넣어 삶은, 보리가 듬성듬성 달라붙은 감자나 옥수수 그리고 아침에 끓여 먹었던 다슬기 한 그릇 퍼 담아서 어린이 놀이터인 시원한 정자나무 아래로 모여들었던 것이다.
갓난 아이들은 정자나무 아래에 있는 넙적한 돌 위에 포대기를 깔고서 잠을 재우거나 조금 큰 애들은 땅바닥에서 흙장난을 치며 놀도록 했다.
초등학생이던 우리들은 그만그만한 동년배들끼리 모여 정자나무 옆 쪽에 있는 씨름 장에서 땅굴을 파고 물을 흘려 보내는 땅굴놀이를 했다.


 

 


또 옥수수를 모두 따고 나면 아버지들은 옥수수대를 한꺼번에 베어 작두로 잘게 썰어 쇠 꼴과 함께 쇠죽을 끓여주었는데 작두에 썰기 전, 아버지 몰래 달짝지근한 옥수수대 몇 개를 미리 훔쳐서 정자나무로 들고 나오기도 했다.

옥수수대 껍질을 이빨로 벗기다 잘못하여 옥수수대 껍질에 입술이 베어 피가 나기도 했던 깨복쟁이 내 친구들은 아직도 옥수수대의 그 단물 맛을 잊지 못하여 여름이면 시원한 정자나무 그늘을 내내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시원한 정자나무 아래서 재미있게 놀다 보면 갓난 아이들은 배가 고파 어느새 잠에서 깨어나 울고 있었다. 그러면 아이를 등에 업고 포대기 둘러매고 엄마가 일하는 밭으로 찾아가 젖을 먹이고 다시 정자나무로 돌아오곤 했다. 어머니들은 아침에 갓난 아이를 맡기고 밭 매러 갈 때 "오늘 평밭에 누구네 집 콩밭 매러 강게로 애기 울면 그리로 오너라" 하고 갔다.

밭 매고 계시던 어머니들은 멀리서 아기 울음소리만 듣고도 "누구네 엄마, 애기 젖줘야 쓰겄네. 어서 고만 매고 일어나 젖주고 오소."
배고파 울어대는 아기가 왔으니 미안해 하지말고 어서 일어나 감나무 그늘 아래로 나갈 것을 계속 권유하고 있었다.
감나무 그늘 아래다 고무신 벗어놓고 맨발로 밭을 매던 어머니들은 매 마른 땅을 호미로 득득 긁다가 감나무 그늘로 나와 "오야, 내 새끼 왔는가" 하며 배고픈 아이에게 얼른 젖을 물리며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고 있었다.

콩밭에는 한지 재료인 닥나무들을 다닥다닥 심어놓아 바람 한 점 불지 않고 하늘에서 땅에서 훅훅 솟아나는 열기뿐이었다.
콩밭 매며 소주 한 잔 드시고 불러대던 어머니들의 노랫소리는 콩밭에 이글거리는 불볕더위를 다 녹이며 한 여름 내내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젖을 먹이고 다시 아기를 업고 징검다리 건너 정자나무로 돌아오던 우리네 누님들과 누이 그리고 깨복쟁이 내 친구들의 포대기 두르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직도 내 눈에 아른거린다.

 

 

 
마을의 성스러운 나무라 곰삭아 떨어진 나뭇가지 하나도 부엌 아궁이에 들어간 적이 없었던 정자나무. 지금 그 정자나무에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다 떠나가고 정자나무만이 홀로 진뫼마을을 지키고 서 있다.
다만 행락철 주말이면 외지에서 놀러 온 사람들이 정자나무를 떠억허니 차지하고 아침부터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며 고스톱을 쳐대며 떠들어 대고 있다. 고향마을 사람들 떠나고 난 뒤 정자나무 아래는 몰래버린 병과 쓰레기만 쌓이는 슬픈 강변마을의 정자나무가 되어버렸다.

정자나무는 떠나간 고향 사람들을 기다리며 언젠가는 내 곁에 다시 돌아오리라는 희망으로 오늘도 고기 굽는 냄새 역겨워도 강물에 덩그러니 몸 담그며 물그림자 마을에 드리우고 서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봄이면 새순 힘겹게 피워 올리며 아직도 진뫼마을 사람들의 그늘이 되어주는 정자나무. 느티나무는 오늘도 고향 떠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내 곁을 떠나간 사람들이여, 언젠가는 내 곁으로 돌아올 진뫼마을 사람들이여
 
[김도수님의 글중에서]

연풀   07-10-23 16:09

연풀입니다.
가슴두근~ 11월 10일 남도 여행으로 쉬이 지쳐가는 도시속 가슴을 식히렵니다.

열린울타리는 조금 늦게 참석합니다.
여덟 점이 조금 넘늘 듯합니다. ^^

감귤이야기   07-10-23 16:26

27일 생명평화환경농업축제에 참석차 서울에 갈 예정인데....
마침 잘 되었네요~

풀씨님들의 정성과 격려덕에 기운을 차렸습니다.
그 기운을 보여드리러 갑니다^^

풀꽃세상   07-10-23 17:06

평소에는 멀리 있는 분들에겐 연락드리기도 어려웠는데
넘 잘맞았네요~
감귤님 어서오세요^^*

열린울타리는 풀꽃세상 회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운영위원회 입니다.
뒷풀이도 있으니 풀씨여러분, 주저없이, 바쁨은 뒤로 좀 제쳐놓고
풀꽃방에 마실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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