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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상을 드립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풀꽃세상'을 위해 감사나 북돋움이나 연민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우리의 생각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그 표현의 형태를 우리는 '풀꽃상'이라 붙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강의 비오리, 보길도의 갯돌, 가을 억새, 인사동 골목길, 새만금 갯벌의 백합, 지리산의 물봉선, 지렁이, 자전거, 논, 간이역, 비무장지대, 우리씨앗 앉은뱅이밀에게 풀꽃상을 드렸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란 풀꽃세상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풀꽃상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생의 가치에 대하여 늘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대하듯이 자연을 대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풀잎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풀씨의 마음'이라 부르려고 합니다. 그러한 마음의 힘을 우리는 믿고, 또한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풀씨의 마음을 뿌리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풀씨들을 북돋고자 합니다.

  “준표 형님, 형님 팔자 고친 것도 ‘밥심’이었잖아요” - 이계삼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15-03-17 23:53     조회 : 1922    
“준표 형님, 형님 팔자 고친 것도 ‘밥심’이었잖아요”
한겨레
홍준표(왼쪽) 경남도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12일 오후 경남도의회 임시회를 마치고 도의회 청사 앞 계단을 내려오며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놓고 불편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홍 지사가 “서로 독립된 기관이니 각자 소관 사무를 하자. 더이상 쇼하지 말자”고 말하자, 박 교육감은 “그 소관 사무하고 지원하고는 다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창원/ 연합뉴스

애들이 유일하게 ‘탐독’하는 게 ‘급식 식단표’예요
‘밥의 교육’으로 갈 수 있게 밥상 좀 내버려두세요

[세상 읽기]

준표 형. 저는 형님 덕택에 중학생 아들의 급식비를 매달 5만원씩 내게 된 경상남도 학부모의 한 사람입니다. 사실 저는 웬만해서는 누구한테 ‘형님’이라는 소리를 잘 하지 않는데, 진주의료원 폐업부터 무상급식 폐지까지 이어지는 형의 광폭 행보를 지켜보노라면 엉기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이번에 형님이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하면서 ‘학교는 밥 먹으러 가는 데가 아니고, 공부하러 가는 곳이다’라고 하셨더군요. 저는 그 기막힌 말씀 때문에 이제 도지사님을 형님이라 부르기로 마음먹게 되었어요.

저는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선생님을 무척 존경하는데요, 그분 남기신 말씀 중에 ‘밥 한 그릇에 세상사가 다 들어 있다’(식일완만사지·食一碗萬事知)는 말씀이 있어요. 형은 학교를 ‘공부하는 곳’이라고 하지만, 저는 ‘학교는 밥 먹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실제로 십수년 현장에서 겪은 바로도 아이들은 ‘친구들과 급식 먹는 재미’로 학교를 다녔어요. 아이들은 학교에서 나눠주는 가정통신문을 거의 제대로 보지 않는데요, 유일하게 골똘히 ‘탐독’하고 고이 모셔두는 게 바로 ‘급식 식단표’예요. 교내 체육대회 날에는 특식이 나오잖아요. 어느 해에는 한 아이가 제 입은 체육복 등판에다 그날 메뉴 ‘돼지불백, 동태전, 조개미역국’ 어쩌고 하는 거를 일일이 검정테이프로 떼서 붙여 놓고는 교내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것을 보았어요. 제가 맡은 반에서 아이들과 못 어울리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는데, 몇몇 아이들이 상의해서 급식 때만이라도 ‘혼자 밥 먹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려’고 서로 같이 ‘밥을 먹어주는’ 모습을 보곤 했죠.

지난 2011년 10.26 재보궐선거 공식 유세 첫날인 11월13일,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오른쪽부터) 대표최고위원과 박근혜 전 대표,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오후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해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형님은 아시는지 모르지만, ‘공부’라는 과업에서 거의 실패하고 있는 오늘날 학교를 고맙게도 이 ‘밥’이 살려주고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오늘날 ‘학교 공부’는 실제의 사회경제적 삶과는 참 멀리 있지만, 이 ‘밥’이야말로 지금 당장,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실제적이고 강력한 의미를 갖는 게 아니겠어요. ‘밥’은 아주 중요한 교육적 가능성을 담고 있는 영역이죠. 그러므로 밥 한 그릇에 담겨 있는 세상사를, ‘밥’으로 향하는 삶의 기술을 학교가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의무교육 체제에서 교과서 나눠주듯이, 밥이 모두에게 값없이 공평하게 돌아가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거겠죠.

저는 학교마다 농장을 조성해서 푸성귀들과 가능한 먹거리를 직접 제 손으로 거두는 일이 교육과정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매일 수백명의 밥을 식재료 단계에서부터 조리, 배식, 뒷정리까지 그 복잡하고 고단한 과정을 알뜰하게 마무리해내는 급식소 어머니들의 노동은 지켜보노라면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에요. 저는 이분들이 ‘계약직 조리종사원’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삶의 기술’을 몸소 시연하고 가르치는 ‘선생님’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고, 아이들도 그 과정의 일부라도 맡아서 그분들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형님은 미래의 대통령으로 ‘살기 위해’ 먹을지 모르지만, 우리들 인간은 ‘먹기 위해’ 살아요. 이 얘기만큼은 안 하려고 했는데, 실은 형님이 제 하숙집 선배거든요. 제가 복학생 시절 8개월가량 지냈던 하숙집 아주머니가 종종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가 우리집 출신’이라고, ‘우리 준표가 아무거나 차려 내도 밥을 참 맛있게 잘 먹었다’고 자랑하셨어요. 형님을 검사 만들어 팔자 고치게 해준 것도 그 밥심이었잖아요.

이계삼 칼럼니스트
일언이폐지하고, 형님! ‘밥의 교육’으로 갈 수 있도록 제발 아이들 ‘밥상’을 좀 내버려두세요. 한마디만 더 하고 물러갈게요. 이번에 ‘밥그릇’ 빼앗아서 ‘공부’ 쪽으로 돌리겠다고 한 624억 그 돈, 그거 형 거 아니잖아요? 우리 세금이거든요. 맘대로 하지 말고, 물어보고 쓰세요!

이계삼 칼럼니스트


기사등록 : 2015-03-16 오후 06:36:44 기사수정 : 2015-03-17 오전 10: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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