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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상을 드립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풀꽃세상'을 위해 감사나 북돋움이나 연민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우리의 생각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그 표현의 형태를 우리는 '풀꽃상'이라 붙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강의 비오리, 보길도의 갯돌, 가을 억새, 인사동 골목길, 새만금 갯벌의 백합, 지리산의 물봉선, 지렁이, 자전거, 논, 간이역, 비무장지대, 우리씨앗 앉은뱅이밀에게 풀꽃상을 드렸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란 풀꽃세상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풀꽃상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생의 가치에 대하여 늘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대하듯이 자연을 대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풀잎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풀씨의 마음'이라 부르려고 합니다. 그러한 마음의 힘을 우리는 믿고, 또한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풀씨의 마음을 뿌리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풀씨들을 북돋고자 합니다.

  나와 가족을 넘어 공동체를 위해 행동할 때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14-07-14 09:29     조회 : 3594    

나와 가족을 넘어 공동체를 위해 행동할 때

글 문요한 \ 사진 임태훈 (살림이야기 6월호)





“인간의 생명을 값으로 따질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항상 무언가가 인간 생명의 값어치를 능가하는 양 행동하지요.
그런데 그건 무엇일까요?”
작가 생텍쥐페리의 작품 《야간비행》에 나오는 말입니다.
마음 아픈 사고를 겪으면서, 음식을 먹으면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생명’이 가장 소중한 가치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이 소중함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편집부]





급속한 개인화와 과잉경쟁으로 우리는 행복과 안녕을 너무 개인적인 상태로만 생각해왔다. ‘나 홀로 행복’ 혹은 ‘내 가족의 안녕’만을 추구해왔다. 어쩌면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을 위해 누군가의 불행과 불편을 필요로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염된 물에서는 그 어떤 물고기도 건강할 수 없는 것처럼, 공동체의 안녕이 위협받는 곳에서 개인은 안녕할 수 없다.



“그동안 마음이 어떠셨어요?”


첫 상담이 끝나고 두 번째 상담시간에 내담자를 만나게 되면 흔히 “그동안 마음이 어떠셨어요?”라고 묻곤 한다. 이 질문에 꽤 많은 내담자들은 “괜찮았는데요.”라고 응답한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너무 힘들어서 상담실에 찾아온 사람이 금방 괜찮아졌다니! 정말 괜찮아진 걸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감정 억압이 많고 회피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지 않는데다가 힘들더라도 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살아왔던 이전의 마음습관에서 비롯된 자동적인 반응이다.
대개 사람들은 힘들면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는다. 힘드니까 피하고 싶어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술, 음식, 게임 등 안 좋은 대상을 찾아 피할 수도 있고 운동, 일, 취미활동 등 좀 더 건강한 방식으로 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 외부활동으로만 주의를 돌리는 것은 일시적인 도움은 될지라도 결국 마음의 문제를 깊게 만들 뿐이다. 그리고 장맛비에 지반이 허물어져 내리듯이, 어느 순간 한계를 넘어서서 주저앉게 되는 경우가 찾아온다. 갑작스럽게 질식할 것 같은 공황발작이 찾아오고,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 어느 날 무기력증에 빠져버리고, 이성적이고 자기조절을 잘 하던 사람들이 분노폭발을 보이는 것이다. 요즘 말로 ‘멘탈이 붕괴’되는 것이다.
지난 4월 16일부터 벌어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돈벌이에 급급해서 평형수를 버려가면서까지 화물을 과적하다가 침몰한 세월호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생명과 공존을 도외시한 채 ‘이익의 극대화’와 ‘경쟁 우위’에만 매달려왔던 우리 사회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그동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 학교폭력 1위, 이혼증가율 1위 등 각종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독차지해왔다. 그러나 알람이 울려도 일어나지 않는 사람처럼, 우리는 사회적 경고등이 계속 울리는데도 이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다. 땜질식의처방을 하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위안하는 데 그치거나 “괜찮아.” 혹은 “앞으로는 나아질 거야.”라며 애써 외면해왔다. 그 결과 이번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괜찮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우리 내부를 돌아보고 우리가 잘못 살아왔음을 인정하며 고백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우리의 행복은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가수 김민기가 부른 ‘작은 연못’이란 노래가 있다. 곡도 좋지만 가사의 뜻이 참 의미심장하다. 어떤 깊은 산속 연못에 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는데, 서로 싸우다가 그만 한 마리가 죽게 된다. 남은 한 마리는 자신이 연못을 독차지했다고 기뻐한다. 그러나 죽은 붕어가 썩어가면서 연못도 따라 썩어가게 되고, 결국 남은 한 마리 역시 죽고 만다. 공멸하고 마는 것이다. 가사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에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이 노래의 연못은 다름 아닌 우리 가정, 학교, 그리고 사회를 말한다. 연못 속에서 누군가 병들고 죽어가고 있다면, 시차만 있을 뿐이지 우리 자신도 병들어가고 죽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내 것을 더 가지기 위해 상대의 것까지 빼앗으려 들지는 않았는지 되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나뭇잎을 갉아먹는 애벌레는 나뭇잎을 다 갉아먹지는 않는다. 나무가 광합성을 못하면 자신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기생충은 숙주의 영양을 빼앗아 가지만 숙주의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숙주가 살아야 자신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은 벌레나 기생적인 존재조차도 최소한의 공존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데, 과연 우리에게는 그러한 지혜가 있는 걸까?
우리의 행복과 안녕은 타인, 그리고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매일 물이나 공기를 안심하지 못하면서 마시거나, 아이들이 제대로 뛰어놀 수 없거나, 최소한의 안전이나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않거나, 인권과 민주주의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개인의 안녕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려면 ‘사회적 안녕’이 높아져야 한다.
사회적 안녕은 누군가가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 가능하다. 나와 가족을 넘어 공동체를 위해 행동할 때 가능한 것이다. 즉, 진정한 안녕은 ‘행동’에서 비롯된다. 공동체를 위한 행동은 자신을 위하는 것과 결코 대립되지 않는다. 수많은 연구를 보면 이타적 행동은 건강·장수와 상관관계가 높다고 한다. 특히 공동체를 위해 실천하는 행동은 그 행위 자체로 ‘헬퍼스하이(Helper’s high,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행복감이나 활력)’처럼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정신면역력을 높여준다.



변화의 주인이 되어 행동할 때 치유 시작


치유의 시작은 자기회피에서 벗어나 자신과 대면하는 것이다.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는지, 내 마음이 어떤지를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보려고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담은 결코 유쾌한 과정이 아니다. 자신이 덮어두었던 문제들과 마주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을 이해하게 되고, 삶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내적 힘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피해자나 환자라는 수동성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고 하나하나 부딪혀나갈 수 있게 된다.
사회적 병리를 치유하는 과정 역시 다르지 않다. 지금 우리 사회의 치부를 들여다보고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되었는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한 대면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무력하고 순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며, 사회 문제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자본과 권력의 횡포를 견제하는 시민정신으로 사회적 안녕을 누릴 수 있는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뿌리 깊은 불신과 “어떻게든 나만 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로 치달을 수도 있지만, 각성과 진지한 성찰을 통해 사람 중심의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어느 쪽일까?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 행동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행동해야 안녕할 수 있다!




↘ 문요한 님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훈련 전문가로서 개인과 조직을 대상으로 자존감, 자율성, 공감, 실행력 등 정신적 능력을 향상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담 전문 클리닉인 ‘더 나은 삶 정신과’와 심리훈련 교육기관인 ‘정신경영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굿바이, 게으름》, 《마음 청진기》, 《스스로 살아가는 힘》 등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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