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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 - 김기택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11-01-24 16:05     조회 : 7115    

 소

김기택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간 또 꺼내어 짓이긴다.

 

 

김기택 / 1957년 경기도 안양 출생. 시집 <태아의 잠>(문학과지성사, 1992), <바늘구멍 속의 폭풍>(문학과지성사, 1994)등

 

자신의 운명을 아는 듯 커다란 눈에 한 줄기 이슬이 맺혔다. 소를 친구처럼, 자식처럼 여기며 살았던 농민은 가는 자식을 위해 여물을 준비했다. “잘가라” [대전=프리랜서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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