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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맨발 3. - 갑골문外 / 송수권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09-12-21 13:26     조회 : 7625    
아내의 맨발 3
  
        - 갑골문 甲骨文
               
                                                         송수권
 

뜨거운 모래밭 구멍을 뒷발로 파며
몇 개의 알을 낳아 다시 모래로 덮은 후
바다로 내려가다 죽은 거북을 본 일이 있다
몸체는 뒤집히고 짧은 앞 발바닥은 꺾여
뒷다리의 두 발바닥이 하늘을 향해 누워있었다

유난히 긴 두 발바닥이 슬퍼 보였다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마취실을 향해
한밤중 병실마다 불꺼진 사막을 지나
침대차는 굴러간다
얼굴엔 하얀 마스크를 쓰고 두 눈은 감긴 채
시트 밖으로 흘러나온 맨발

아내의 발바닥에도 그때 본 갑골문자들이
수두룩하였다
 
 
 
 
 
적막한 바닷가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깨워 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송수권 / 전남 고흥 출생. 1975년《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山門에 기대어』『꿈꾸는 섬』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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