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된 사람숫자에 놀라 먹먹하기는 했지마는,
당장 내 일처럼 실감나지 않던 어느날,
풀꽃세상에 자주 함께하는 어느 풀씨의 오라버니 부부가
신혼여행 가서 아직 소식이 없다는 얘기를 접했습니다.

부질 없는 안부 될까..
전화도 못 드렸습니다 
 

 

  무슨 표현이랄지라도 ...그 목멤을 어지 달래겠읍니까...
조물주의 뜻이 아무리 하늘 같아도...원망 스럽더이다.  그저 세월이 세월이...만만한 세월이...

  또 한 번 겨울을 보낸 자들은 / 신경림


살아서 남은 자들은 기쁨에 들떠
창을 열어 따스한 바람을 맞아들이고,
맑은 햇살을 손에 받고,
문득 잊었던 이름 생각나면 짐짓
부끄럽고 슬픈 얼굴을 하고,
밤이면 서로의 몸 뜨겁게 탐하며,
싹으로 트고 꽃으로 피기 위해서,
머지않아 가진 것 다져 열매도 맺어야지,
지상에서 가장 크고 단 열매를,
흙이 되어버린 이들의 이 값진 눈물과
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뜨거운 피를
잊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또 닥칠 비바람을 이기기 위해서
더 단단히 몸을 여미고 죄면서,
잊었던 이름 더 까맣게 잊어버리며,
살아서 남은 자들은,
또 한 번 겨울을 보낸 자들은.

_신경림 시집<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창작과비평사.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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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조절할수 없는 자연의 위용에 속수무책인 심정으로....
내가 그곳에 있지 않았다는것만으로 감사하며...
내 식구가 그곳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뜨거운 눈물이 솟아오릅니다
지구촌 곳곳의 기상이변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었는데
점점 세상사는일이 두려워집니다.
거대한 지지해일에 단란한 해변의 휴가가 아수라장이 되듯이..
어느날 내 일상도.. 지치도록 단단히 부여잡고 살던 내 일상도...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사실.
언젠가 우리모두는 부모를 잃은 아이처럼, 자식을 잃은 부모처럼 통곡할 것이라는 사실...
그 사실에 가슴이 서늘해졌드랬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살이라는 것은 '죽음'보다도 더 끈질기기에...
그 수많은 죽음을 잊고 오늘을 삽니다
그래 이 겨울을... 또 이렇게 보내고 있는것입니다

  누룩 / 고치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때
세상은, 취하고 싶은 것이다.


뉴욕문학 웹(www.newyorkmunhak.com)에서 읽은 시 입니다.
취하고 싶을 때가 있지요.
취할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만, 세상이 어디 그런가요.
극복 할려는 인간의 지혜가 눈물 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