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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편지
  글쓴이 : 이원규     날짜 : 00-12-13 17:51     조회 : 4585    
이원규




무련, 너를 생각하며
1천3백리 낙동강으로 흐르다 보면
문득 네 얼굴이 아득하다
썩은 물 속에 잠겨 막막하다
무련, 너를 생각하며
새벽 안개 속을 헤매다가
손을 내밀어 너의 안부를 물으면
너는 없고 억새꽃만 피었다
너는 없고 푸드득 꿩들만 날아올랐다


행여나 하고 돌아보면
안개 속에 숨은 너의 얼굴, 너의 이름
무련, 너도 내가 잘 안보이는지 그게 궁금했다

태백, 봉화, 안동, 상주,
왜관, 구미, 대구, 창녕을 지날 때
갈래, 나도 갈래, 을숙도까지 따라 갈래
자꾸만 바짓가랭이에 달라붙으며
떼를 쓰는 도꼬마리, 도깨비풀씨들
그게 너였으면, 바로 너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무련, 네가 강물일 때
나는 댐이었다
무련, 네가 맑디맑은 강물일 때
나는 공장 폐수였다
함부로 버린 농약병이었다

무련, 너를 생각하며
1천3백리 낙동강으로 흐르다 보면
문득 아득해지는 것은 바로 나였다
썩은 물이 되어 막막한 것은 바로 나였다
새벽 안개 속에서
무련, 네가 나의 안부를 물으면
나는 없고 쑥부쟁이꽃만 피었다
나는 없고 푸드득 꿩들만 날아올랐다




◈ 詩풀 ─ 이원규 님은 6회 풀꽃상을 받으신 수경스님과 함께 28일간 낙동강 1300리를 뚜벅뚜벅 걸으셨습니다. 산을 살리기 위해 왜 먼저, 강을 살려야 하는지, 끝없이 질문하면서, 확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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