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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痛症) |
| 글쓴이 : 장 석 남
날짜 : 04-02-26 01:39
조회 : 7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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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석 남
죽은 꽃나무를 뽑아낸 일뿐인데
그리고 꽃나무가 있던 자리를 바라본 일뿐인데
목이 말라 사이다를 한 컵 마시고는
다시 그 자리를 바라본 일뿐인데
잘못 꾼 꿈이 있었나?
인젠 꽃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잔상(殘像)들
지나가는 바람이 잠시
손금을 펴보던 모습이었을 뿐인데
인제는 다시 안 올 길이었긴 하여도
그런 길이었긴 하여도
이런 날은 아픔이 낫는 것도 섭섭하겠네
* 현대문학 1998.7월호에서
 Click="fork('mail_form')" title='tammy3m@hanmail.net'>바냔나무:
우리들이 아름답게 가꾸고자 애썼던 풀꽃세상에 한 차례 통증(痛症)이 왔다.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이 통증(痛症)은 분명 젊은이에게만 해당되는 질병이어서
장년을 넘기면서 오는 50견처럼 어깨가 결린다거나 팔다리, 관절이 쑤시는 질병과는
본질이 다른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의 심장 쪽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오는 통증(痛症)의 근원은 무엇일까?
그 근원을 캐물어 해결하는 가운데 <풀꽃세상>엔 봄이 오려나?
*
풀꽃세상이 다시 어수선해진 가운데 이 시를 선정한 이유는 <인젠 꽃이름도 잘 생각
나지 않는 잔상(殘像)>들이 그리움으로 떠오르는 지금, 우리의 따뜻한 안방인 풀꽃방
을 오랜 동안 지켜주던 룰루국장이 풀꽃방을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바람이 잠시 손금을 펴보던 모습이었을 뿐인데> 잘못 꾼 꿈처럼 룰국장은
안방을 떠나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
인젠 <꽃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게 된 그리운 잔상(殘像)들로 떠난 옛풀씨들의 뒤를
이어 룰국장이 안방을 비우고 떠나야만 치유될 병을 앓고 있는 것이라면, 이런 경우 나
에겐 <아픔이 낫는 것도 섭섭하겠네>, 몹시 섭섭할 뿐이다.
다행히 룰국장은 <다시 안 올 길>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풀꽃세상에 우리와 함께 여
전이 풀씨로 같이 남아 우리 곁에 있겠다고 하니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애증의 잔상을 남기고 떠나신 옛풀씨님들이 제발 <인제는 다시 안
올 길이었긴 하여도/그런 길이었긴 하여도> 올봄에는 작년에 피었던 봄꽃이 다시 피
듯이 풀꽃세상의 뜰로 다시 돌아와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痛症)>을 함께 치료
받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02/26-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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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냔나무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래되신 동지를 만난듯.. 오늘, 행운입니다. ^^ --[02/26-02:46]<br>-- <hr size=1 color=#eeeeee>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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