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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絶命詩
  글쓴이 : 황현     날짜 : 00-11-22 23:54     조회 : 3925    
황현
梅泉 黃玹


난리를 겪다 보니 백두년(白頭年)이 되었다
몇 번이고 목숨을 끊으려다 이루지 못했다
참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오늘
가물거리는 촛불이 창천(蒼天)에 비친다.

요망한 기운에 가려져 제성(帝星)이 옮겨짐에
구궐(九闕)은 침침하여 주루(晝漏)가 더딤을
이제부터 조칙(詔勅)을 받을 길이 없음에
구슬 같은 눈물이 주룩주룩 조칙에 얽힌다.

새 짐승 슬피 울고 산하도 찡그린다
무궁화 이 강산이 속절없이 망했구나
등불 아래 책을 덮고 지난 역사 되새겨 보니
글 아는 선비 구실 참으로 어렵구려

일찍이 나라를 지탱할 조그마한 공도 없었음에
단지 인(仁)을 이룰 뿐, 충(忠)은 아닌 것을
겨우 능히 윤곡(尹穀)을 따르는 데 그칠 뿐이요
당시의 진동(陳東)을 밟지 못함이 부끄럽다






◈ 詩풀 ─ 조칙을 못 받게 되어 안타까워하는 신분의식, 충이 절대절명의 명제였던 시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글 아는 선비 구실 참으로 어렵구려', 이 한 줄만은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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