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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밤
  글쓴이 : 보리스 파…     날짜 : 00-11-22 00:19     조회 : 5686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눈은 대지를 휩쓸었다
끝에서 끝으로 힙쓸고 말았다
상 위에서 초는 탔다

불꽃에 끌려든
여름 하루살이 떼처럼
눈송이는
창에 몰려들었다

쫓겨서 돌면서
화살같이 눈은 유리창에 마주치는데
상 위에서 초는 탔다
촛불은 탔다

밝은 천장에
손을 십자로 발을 십자로
운명을 십자로 한
그림자가 졌다

양쪽 구두가 땅바닥에
탁 하고 떨어졌다
밤새 켜 논 등불에서
눈물은 옷에 더욱 흘렀다

어제 모든 것은 끝나서
창백한 눈빛 백발의 어둠에 잠겼다
상 위에서 초가 탔다
촛불은 탔다

구석에서 바람이 일어
촛불을 확 껐다
천사같은 유혹의 불길이
십자형으로 두 날개를 폈다

눈은 모든 것을 휩쓸었다
가끔
상 위에서 초는 탔다
촛불은 탔다






◈ 수크렁풀씨 ─ 닥터 지바고의 저자 파스테르낰, 그는 노벨상도 수상할 수 없었습니다. 이 시는 러시아혁명 후의 참담함을 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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