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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유년, 코카콜라 뚜껑
  글쓴이 : 현상언     날짜 : 00-11-20 12:23     조회 : 4727    
현상언


1
코카콜라뚜껑이 버려진 잔디밭에
푸르름은 그들의 작업을 봄이라 부르며 땅 깊이 산발한 머
리를 가지런히 빗고 있었다. 그들의 생명 위로 쓰레기가 버려
져도 열심히 땅을 일구고 뿌리내릴 양분을 채워 주었다. 돋아
나는 새순에 풀벌레 스며들면서 푸르름의 목소리는 한 뼘이나
커졌지만 빌딩숲을 이고 있는 숨가뿐 흙에서는 아늑한 숲의
향내가 새나올 수 없었다. 어느 날 문득, 푸르름의 어깨 위로
낯설고 고운 아이의 손길이 내려와 버려진 장난감 같은 코카
콜라 뚜껑을, 진달레 꽃잎에 미끄러진 햇빛을 줍고 있었다.
겨울의 빨간 귓볼에 피가 돌고 있었다.

2
끓임없이 표정 바꾸는 자화상을 그리며
봄아, 너는 투명한 손이다 아이처럼
흩어진 햇빛 조각을 이파리 입히는.




* 이 시는 모 신문 2000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작가는 춘천에서 환경보전 담당 공무원으로 근무중입니다.



◈ 詩풀 ─ 바다풀님께서 보내주신 시와 간략한 소개입니다.
◈ 수크렁 ─ 환경운동가의 시라면 공감이 갑니다.풀밭과 코가콜라 뚜껑의 대비가 참신하군요. 신춘문예 시?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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