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문으로 가는 길

박서원


적막

모든 육신의 뚜껑을 열고
모든 소리를 들어야 하리
나뭇잎 세포가 시들어가는
떨림까지라도

말갈퀴는 고요히 눈보라치고
마부는 눈이 멀어
마을로 가는 입구는 넓다
이 모두를 잿더미로 끌어안고

적막,
모든 목소리를 들어야 하리



*
시집 <난간 위의 고양이>에서 세계사 刊

바냔나무: 박서원 시인의 두번째 시집, <난간 위의 고양이>1995년 刊, 에 실려있는 시인의 사진은 시인의 얼굴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시로 읽혀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시집이 어디 갔는지 아직도 찾지 못하고(제가 요즘 좀 이상해졌습니다) 할 수 없이 가장 최근 시집(5번째)인 <내 기억 속의 빈 마음으로 사랑하는 당신>에 있는 사진을 게재합니다. --[07/19-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