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잠 꼬 대
심재상
타오르는 하늘, 타오르는 바람은 둥글고
볼록렌즈로 부푸는 마음, 타오르는 쪽배는 둥글고
젖은 혀끝에 잠겨드는 어깻죽지는 둥글고
자꾸만 감기는 눈, 안으로 열리는 몸은 둥글고
어떻게 당신은 꿈이 꿈인 줄 아는가?
*
시집 "누군가 그의 잠을 빌려" (문학과 지성사 간) 에서
 바냔나무:
시인 심재상님은 강원도 강릉 출생, 서울사대에서 불문학을 공부했으며 향리로 돌아가서
강원도 관동대학에서 불문학을 강의하는 시인이다.
강원도의 맑은 공기, 밤 하늘의 별들을 자세히 관측하려면 아무래도 공기 맑은 태백산맥에
있는 천문대에서 고성능 렌즈를 사용해야 제격일 것이다.
심 시인의 시는 맑은 대기 속에서 자세히 관측된 대상을 시로 형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시는 대물렌즈를 통과해 들어온 사물을 절대로 그대로 투영하지는 않는다.
많은 경우 그의 시는 일단 접안렌즈를 통해 바라본 대상을 한 번 다른 방향으로 굴절시켜 바라본 후 다른 각도에서
사물의 깊이를 달리 해석하는 쪽으로 바라본 후 노래한다.
실상 그대로를 노래한 시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읽는 독자들은 이미지가 낯설다고 투정할런지도 모른다.
본디 길이 없으니 길을 만들어 걷고
본디 담이 없으니 담을 만들어 넘고
본디 문이 없으니 문을 만들어 열고
본디 말이 없으니 말을 만들어 건네고
과연 하찮은 사랑은 구체적으로 하찮구나
그대여 이 세상에 없는 그대가
허구한 날 무슨 수로 날 먹여살리는지
詩 "본디 없는 그대" 全文
본디 본질이 없다할 대상을 대물렌즈로 억지로(?) 조금스럽게 살피는 시인은 그것이 곧
꿈인지 실제인지를 구분할 수 없노라고 토로한다.
그리고 나서 그 본질에 대한 의구심이 끝끝내 정리되지 않는 상태(세게 내 존재)에서
여전히 "하찮은 사랑은 구체적으로 하찮구나" 라고 푸념 섞은 형용을 하게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시인은 직선적인 어법으로 우리에게 말하기도 한다.
confusion will be my epi, con
fusion will be my epi,
Con
詩 "디스크 자키"의 끝 연
우리가 참여하고 바라다보고 있는 세계, 이 세계 내의 혼란, 혼돈(confusion)은 곧 시인
자신뿐만 아니라 일상인인 우리가 위치한 이 곳에서 저 곳, 바라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epi (사전을 찾아보라; epic, epidemic, epigram, epilogue..., 등)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심 시인은 우리에게 환기시키고 있다할 것이다.
--[06/11-15:14]--
바냔나무:
심재상 시인은 우리들의 다정한 누이와 같으신 산풀님(심현숙)의 연년생 친동생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위 사진은 제가 지난 일요일 참마무마을님과 더불어 판교 근처의 인능산(325m)산책길에서 찍은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경치가 아름다우면 그림 같다 하는데 저 산길은, 실제가 사진보다도
더 아름답습니다.
풀씨님들과 가을 소풍이라도 함께 가고싶은 곳입니다.
--[06/11-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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