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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걱정 外
  글쓴이 : 기형도     날짜 : 00-11-10 12:50     조회 : 4719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둠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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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집 - 겨울 판화 1


내 유년 시절 바람이 문풍지를 더듬던 동지의 밤이면
어머니는 내 머리를 당신 무릎에 뉘고 무딘 칼끝으로
시퍼런 무를 깍아주시곤 하였다. 어머니 무서워요 저
울음소리, 어머니조차 무서워요. 얘야, 그것은 네 속
에서 울리는 소리란다. 네가 크면 너는 이 겨울을 그리
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울어야 한다. 자정 지나 앞
마당에 은빛 금속처럼 서리가 깔릴 때까지 어머니는
마른 손으로 종잇장 같은 내배를 자꾸만 쓸어내렸다.
처마 밑 시래기 한줌 부스러짐으로 천천히 등을 돌리
던 바람의 한숨. 사위어가는 호롱불 주위로 방안 가득
풀풀 수십 장 입김이 날리던 밤, 그 작은 소년과 어머니
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 詩풀 ─ 역시 앙성댁이 보내오신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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