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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은 밤에 조금씩 깊어진다
  글쓴이 : 김경주     날짜 : 06-11-15 22:38     조회 : 7710    
 
 
못은 밤에 조금씩 깊어진다
 
 
 
어쩌면 박혀 있는 저 못은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깊어지는 것인지 모른다
 
이쪽에서 보면 못은
그냥 벽에 박혀 있는 것이지만
벽 뒤의 어둠 한가운데서 보면
내가 몇 세기가 지나도
만질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못은
허공에 조용히 떠 잇는 것이리라
 
바람이 벽에 스미면 못도 나무의 내연(內緣)을 간직한
빈 가지처럼 허공의 희미함을 흔들고 있는 것인가
 
내가 그것을 알아본 건
주머니 가득한 못을 내려놓고 간
어느 낡은 여관의 일이다
그리고 그 높은 여관방에서 나는 젖은 몸을 벗어두고
빨간 거미 한 마리가
입 밖으로 스르르 기어나올 때까지
몸이 휘었다
 
못은 밤에 몰래 휜다는 것을 안다
 
사람은 울면서 비로소
자기가 기르는 짐승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
누군가 한말이 깊이 박혀 있습니다.
이사를 가고 난 뒤에 보니 온 집에 못이 박혀 있었다고.
백개도 더 되는 못을 헤아리면서, 혹시 그 사람이 벽에다 못을 박으며 108번뇌에 들었던 것은 아닌가 뜬금없이 생각했노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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