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누구나 다 한 두개쯤 지니고 산다
부실한 몸, 헐렁한 거죽일수록
비까번쩍한 연장을 마련하고 싶은 것이다.
한 방에
어떤 성채도 날려버릴 수 있는
어떤 거만도 제압해 버릴 수 있는
그런 격정을 펑펑 쏘아올리고 싶지만
누가 변죽만 요란한 내 몸짓에 속아주겠는가.
날리는 원죄에 눈 흘기지 말라
빈틈 과녁이 있기에 시위를 떠나는 것이다.
한바탕 쏟아부어야 수그러들 기미가 엿 뵈는
불끈불끈, 앙천의 거시기
세상 향한 감언이설의 머시기
짧은 밑천 때문인지 몰라도
한사코 헛방으로 끝나고 만다.
누가 있어 달래줄 것인가
오늘도 구석진 어느 자리에서
삶이란 이름으로 들이키는 컬컬한 이 한 잔
벌컥벌컥, 이마저 없었다면
돌아가는 골목길, 얼마나 쓸쓸했을 것이냐.
|
.gif)
.gif)
.gif)
.gif)
.gif)
.gi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