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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가 떠나던 길에 도덕경을 써주게 된 전설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14-10-22 16:23     조회 : 2745    
Legende von der Entstehung des Bushes Taoteking auf dem Weg des Laotse in die Emigration
노자(老子)가 떠나던 길에 도덕경(道德經)을 써주게 된 전설

Bertolt Brecht 베르톨트 브레히트

1
노자가 나이 칠순이 되어 쇠약해졌을 때
이 스승은 간절히 쉬고자 하였다.
이 나라에 선이 다시 약화되고
악이 다시 득세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신발 끈을 매었다.


2
그리고 필요한 짐을 꾸렸다.
약간이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있었다.
이를테면 저녁이면 언제나 피우던 담뱃대와,
언제나 읽던 작은 책,
눈대중으로 어림잡은 흰빵.


3
산길에 접어들었을 때
다시 한 번 산골짜기 경관이 즐거워 모든 것을 잊었다.
노인을 태우고 가던 황소도
신선한 풀을 씹으며 즐거워했다.
그래도 그에게는 충분히 빨랐기 때문이었다.


 4
그런데 넷째 날 암벽에 이르자
세리 한 사람이 길을 막았다.
“세금을 부과할 귀중품이 없습니까?”  “없소”
황소를 몰고 가는 동자가 말했다. “이 분은 선생님이시어요.”
그리하여 그 역시 잘 해명되었다.


5
이때 그 남자는 기분이 아주 좋아져서
또 물었다. “이 분이 무엇을 가르쳤느냐?”
동자가 말했다. “흐르는 부드러운 물이
시간이 가면 단단한 돌을 이기는 법.
당신은 강한 것이 굴복한다는 뜻을 아시겠지요.”


6
저물어 가는 햇빛을 허송하지 않으려고
동자는 이제 황소를 몰았다.
그리하여 셋이서 한 그루 검은 소나무를 돌아 사라지려 할 때
갑자기 그 남자가 흥분하여
소리쳤다. “어이! 여보시오, 멈추시오!


7
물이 대체 어쨌다는 겁니까, 노인장?”
노인이 멈추어 섰다. “그게 흥미 있소?”
사나이는 말했다. “나는 세리에 지나지 않지만
누가 누구에게 이기는 것에는 흥미가 있소.
당신이 아신다면 말씀해 주시오!


8
내게 적어주시오! 이 동자더러 받아 적도록 하면 됩니다!
그런 것을 혼자서 가지고 가버리면 안 됩니다.
집에 종이와 먹이 있소.
저녁식사도 있고. 나는 저기 삽니다.
자, 그러면 약속이 되었겠지요?”


9
노인은 어깨 너머로 그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누더기 저고리에 맨발.
이마에는 한 줄기 주름살.
아, 그와 마주선 남자는 승리자가 아니었다.
노인은 중얼거렸다. “당신도?”


10
겸손한 청을 거절하기에
노인은 너무 늙은 것 같았다.
사실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무엇인가 묻는 자는
대답을 얻기 마련이다.” 동자도 말했다. “벌써 추워지는데요.”
“좋아, 잠깐 머물렀다 가자.”

11
그리고 현인은 황소에서 내려와
이레 동안 둘이서 기록했다.
세리는 식사를 갖다 주었고 (그 동안 내내
밀수꾼들에게도 아주 목소리를 낮추어 욕을 했다.)
그리하여 일은 끝났다.


12
어느 날 아침 동자는 세리에게
여든 하나의 경구를 건네주었다.
약간의 노자에 감사하면서
둘은 소나무를 돌아 암벽 쪽으로 나아갔다.
이제 말해보라, 사람이 이보다 더 겸손할 수 있는가?


13
그러나 그 이름이 책에서 찬란히 빛나는
현인만을 찬양하지는 말자!
현인으로부터는 지혜를 빼앗아 내야 하는 법이다.
그러니 그 세리에게도 감사해야 한다.
그가 바로 노자에게 지혜를 달라고 간청했던 것이다.

 

 

편집자주: 원시는 브레히트의 “Legende von der Entstehung des Buches Taoteking auf dem Weg des Laotse in die Emigration”이다. 원문은 주어캄프판(Suhrkamp Verlag) 브레히트 전집 9권 시 2(Bertolt Brecht Gesamelte Werke 9 Gedichte 2, 1967) ss. 660-663.을 보라. 여러 번역이 있는데 박설호, ≪새롭게 읽는 독일시≫, 한신대학교출판부, 2007. pp. 199-202, 그리고 아래의 두 싸이트를 참조하였다. http://blog.daum.net/ilgwan/9876659, http://blog.daum.net/ilgwan/9876659. 되도록 간결하게 직역에 가까운 번역어를 선택하였다. (최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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