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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새만금갯벌을 따라간 류기화님, 그의 부활을 기다립니다. 

 새만금 물길이 막힌 계화도갯벌, 그곳에서는 지금 큰 변화가 일고 있 습니다. 물길이 닿지 않는 갯벌지대는 빠르게 사막화가 진행되는 반면 백합은 물길이 닿는 곳에는 아직 생존하고 있었고 계화도 주민들은 갯벌이 닿는 조간대 최끝단까지 백합잡이를 나가야 했습니다. 이젠 그마저도 용이치 않아 아예 물속 깊숙한 곳에서 백합을 잡아야 합니다.

 그레질(백합잡이)로 생계를 이어 온 류기화님. 청와대 앞 1인시위를 비롯 각종 모임 및 집회에서 새만금갯벌을 살려야 한다며 투쟁에 앞장서기도 한 새만금갯벌의 ‘여전사’이자 두아이의 어머니.

7월 11일 오전, 그날도 여느 때처럼 백합을 잡기 위해 갯벌에 나갔습니다.

그곳에 깃든 뭇생명들은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새만금갯벌,

류기화님도 그곳에 묻힌 뭇생명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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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삼거리극장’, 1,300만의 시대에 5,592명을 얻다

“피맺힌 한은 육체를 얻어 우리 앞에 사지를 드러내 극장은 화염지옥으로 변하고 오직 나만이 살아남아 평생 스스로를 저주하며 살았노라.”

                 - 영화 ‘삼거리극장’, 우기남이 부르는 <야만의 환영>중

 극중에서 우기남은 쌀수탈하는 일본 제국주의를 은유적으로 비판하

 는 내용을 담았기에 빛도 보지 못한 자신의 영화를 애도하는 동시에 

 자신의 영화를 삼거리극장에 파묻은 세상을 저주합니다. 영화 <삼거

 리극장>의 촬영지였던 부산의 삼일극장은 그 자체로 멀티플렉스라

 는 자본의 논리에 밀려 60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문을 닫습니다.

 1,300만 관객시대에 영화 <삼거리극장> 관객수 5592명.

 영화는 허름한 동시상영 삼거리 극장처럼 투박하지만 <삼거리극장>

 이 놓여있는 현실은 우리 노동자, 농민, 우리 영화등 우리들이 마주

 하고 있는 오늘날의 모습을 그 자체로 말해주는듯 합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이여 모두 일어나, 기나긴 혼돈의 시간을 떨치고, 

 저주의 긴 그림자를 끌고서, 모든 따분한 영혼에 깃들지어다, 누구나

 한번쯤 와보고 싶은 곳 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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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광화문의 낮은 목소리, 길거리 평화행동,

   “민중이 힘을 모아 지켜나가는 평화는 생생한 것”

 길바닥 평화행동의 ‘꼬미’씨는 일년넘게 매주 수요일 광화문에서 낮은 목소리로 평화를 노래합니다. 길바닥평화행동 친구들, 이들에게 이라크, 팔레스타인, 레바논 사람들, 그리고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은 한 형제입니다. 진정한 세계화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나는 월요일마다 레바논 사람들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난로를 보내자고 주장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몇 주간 이

  렇게 차가운 길에서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이 모은 돈으로 레바논에

  난로를 보냈다. 민중이 힘을 모아 지켜나가는 평화는 이렇게 구체적

  이고 생생한 것같다’                               - 길거리평화행동 돕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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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동막골, 부동산 개발광풍에 달콤했던 꿈으로 남다.

서울의 동막골이라 불리는 은평구 진관내동의 한양마을,

강낭콩을 공동으로 구매해 주부들이 손질해 나눠 갖는 마을, 반듯하게 열을 지어 서있는 집들, 작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울타리와 색색의 박공지붕, 그 너머에 펼쳐진 북한산 자락과 푸른 하늘. 

 마을의 소소한 일들을 모여서 결정하고 누군가의 경조사가 마을 전체의 기쁨과 슬픔이 되는 마을. 실제 한양주택 주민들은 비가 오면 이웃집 빨래 걷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누군가 마당에서 김치를 담그고 있으면 지나던 이웃이 하나 둘 팔을 걷어붙이고 모여드는 이웃간 정에 스스로 만족스러워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은평뉴타운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마을을 덮쳐온건 지난 2003년. 지난 여름 서울시의 개발정책에 맞서 두달을 훌쩍 넘기며 이어진 주민들의 시청앞 1인시위. 남들이 뉴타운에 눈이 빠질때 이들 주민들은 뉴타운 개발에서 빼달라며 눈이 빠집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한양주택은 요즘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공동체 의식과 두레 풍습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이대로 옹기종기 모여 살게 해주던지 아니면 마을 사람 모두가 옮길 수 있는 부지를 마련해 주세요”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자연친화적인 주거환경을 조성함으로써 1996년 서울시로부터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받은바 있는 한양주택마을. 지금은 개발이익이 더욱 중요하다는 서울시의 계속되는 집요한 공작에 주민들은 ‘동막골’을 떠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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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12회 풀꽃상, ‘우리씨앗’

   우리 씨앗을 잃어버리면 우리도 허깨비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우리 땅, 우리 기후에 맞는 수천여 종의 우리 씨앗은 할머니의 거친 손끝에서 어머니에게 전해지며 우리 문화와 삶의 근본을 이루어왔습니다.

그러나 다수확을 앞세우는 다국적 종자회사가 내놓는 씨앗으로 농부가 되받아 이듬해에 뿌려오던 우리 씨앗은 사라져만 가고 있습니다. 농약 없이는 환경변화를 이기지 못하는 단순한 유전자의 일회용 공장씨앗이 점차 늘어가고 있고, 생태나 문화적으로 우리 땅과 맞지 않게 유전자를 조작한 파국적 씨앗마저 기회를 엿봅니다. 그리하여 유구한 역사를 지닌 이 땅의 농업은 그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며 다국적 종자회사에 예속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은 우리 씨앗의 절박한 위기를 초래한 데 대한 자기반성과 함께 우리 문화와 살림살이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씨앗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수많은 우리 씨앗을 대표하여 경상남도 남해에서 가까스로 명맥을 이어오는 '앉은뱅이밀'에게 제12회 풀꽃상을 드렸습니다.

*  우리씨앗 앉은뱅이밀에 제12회 풀꽃상을 드린 ‘풀꽃세상을위한

   모임’은  씨앗 한 알 속에 담긴 생명과 평화의 의미를 짚어내려 

   합니다.

    이미 자신을 제어할 수 없게 돼버린 폭주기관차에서 내려  자연과

    사람의 공생을 도모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