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로 ‘구름’이라는 이름의 농장에서 ‘산책’을 즐기는 남과 여의 낭만적인 이야기.

  기차에서 처음 만나게 된 두 연인은 곡절 끝에 여자의 집에 가게된다. 여자의 집은 대대로 포도밭을 가꾸는 집안이고, 그곳에서 남자분(키아누리브스)과 여자분(이름은 모름)은 포도밭일을 하면서 사랑을 키워간다.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도 좋았던 점은 배경이 되는 집과 그 주변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이다. 해 질 무렵에 포도밭과 그 안에 있는 집이 멀리서 보이는 장면은 영어로 ‘뷰티풀’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멋있었다. (참고로 영화를 같이 보았던 재용풀님은 ‘뷰티풀’이라는 말을 연발하셨다) 또한, 포도를 수확하는 장면과 그 포도를 술로 빚기위해 발로 밟는 장면 그리고 모두가 모여 노래부르며 수확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애와 공동체 생활에 대한 좋은 기분을 느꼈다. 아무튼 영화의 결말은 포도밭 화재 사건으로 치닫는다. 여자의 아버지가 실수로 포도밭에 불을 지르고, 대대로 가꾸어왔던 포도밭이 전부 타버린 것이다. 가족들은 모두 실의에 빠지고, 남자는 타지 않은 포도나무를 찾기 위해 ‘산책’을 시작한다. 원래, 포도밭은 스페인에서 옮겨심은 포도나무로 시작된 것인데, 남자는 그 포도나무가 있는 곳으로 발길은 돌린다. 그렇다! 그 포도나무의 뿌리는 살아있었던 것이다. 집안의 생명과도 같은 포도나무를 들고 그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여자의 아버지는 말한다. “이 포도나무가 바로 너의 생명이며 우리의 생명이다.” 이 말을 들으며 나는 생각하였다. 영화속의 포도나무는 우리가 상을 주었던 앉은뱅이밀이라고. 씨앗이 없으면, 뿌리가 없으면 우리는 살 수가 없다. 남해에 풀꽃상을 드리기 위해 참석하였던 그리고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같이 하였던 풀씨님들도 모두 공감하시리라 믿는다.


교도소에서는 무척이나 친절해 보였던 금자씨가 출감이후에는 극도로 불친절하였다는 이야기.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의 완결편이라고 이야기되었던 ‘친절한 금자씨’가 풀꽃영화방의 두 번째 영화였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는 그 유명한 대사인 “너나 잘 하세요.”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출감 이후, 금자는 교도소에서 같이 복역했던 동지들을 하나하나 찾아간다. 금자는 자신은 교도소에 들어가게 한 장본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금자와 같이 복수를 하려고 모인 사람들은 복수의 방법에 대해 생각한다. 복수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한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렇게 복수를 해봤자 우리 아이가 살아오는 것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결국 그는 복수를 위해 칼을 든다. 복수 시리즈의 마지막답게 복수는 완벽하게 끝난다. 시신을 땅에 묻으며 미소짓는 금자의 미소는 복수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생명을 사랑하는 풀꽃방에서 보기에는 적당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복수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영화 보는 내내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