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성천을 다시 찾았습니다. 십여 년 만에 찾아온 지독한 가뭄 탓도 있겠지만, 반복되는 준설로 수백 수천 년 쌓인 고운 모래가 굵은 모래와 자갈로 뒤바뀌고 영주댐으로 물과 모래 흐름마저 끊겨 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커피 프림처럼 고운 모래에서만 살 수 있다는 멸종위기종 1급 흰수마자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내성천 하류 회룡포 제방 사업은 취소되었다고 하지만 삼강보와 성저보를 놓아 배를 띄우고 생태공원과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제방 사업 역시 언제 어느 곳에서 다시 부활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하류에 흰수마자를 풀어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무슨 고통스러운 짓인지 도무지 그 해괴함을 이해할 도리가 없습니다. 일단 보를 세우면 흰수마자는 끝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댐 담수를 시작하면 우리가 도시에서 흔히 보는 악취 가득한 하천의 모습으로 내성천 역시 사라질 것입니다.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지금의 하천들이 내성천의 모습으로 회복되어야 할 때에 그나마 전 세계적으로도 몇 남지 않은 원형을 파괴하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금강마을 내성천 안에서 바라본 영주댐 골재채취현장)

(2012년 텐트학교를 열었던 금광교 아래)

(내성천 중류, 학가산)

(2015년 3월 담수 예정이라는 영주댐)

지율스님은 최근 내성천 지역의 주민들을 모아 조사단을 꾸렸습니다. 풀씨 멩이 심규한님도 참여하였습니다. 곧 각 분야별 전문가들에게서 조사를 위한 기본적인 교육도 받으려 합니다. 아울러 회룡포에서는 논을 매입하여 장기적인 법률적 권한을 확보하고 습지 복원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내성천 1평사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입한 땅들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공간으로도 활용될 계획입니다. 풀꽃세상도 10평의 땅(100만원)을 후원하기 위해 모금 중입니다. 모금한 돈은 오는 8월 9일과 10일 풀꽃세상 텐트학교에서 지율스님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