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세상 앞날

입동을 하루 앞둔 늦가을입니다. 지금 대지는 온갖 풀들이 퍼뜨린 풀씨들로 가득합니다. 10년이 지나서도 이들은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먼 곳으로 간 어중선, 이임용 두 풀씨, 우리 가슴 속에 남아 다시 피어오를 것입니다.

위령제(지역신문 편집하는 날이어서 전 부득이 참석 못했습니다.)가 열리기 1주일 전 풀꽃세상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말북님의 사임 표명과 함께 풀꽃세상을 해산하자는 제안에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시민단체의 역할이 날로 중요해지는 이 시기에 해산을 한다는 것은 시대적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며  여러 풀씨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일이지만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단체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차츰 영역을 넓혀가자는 생각입니다. 전전사무국장인 원추리 김교진님을 추천하였습니다. (그는 새만금방조제가 막힌 후 ‘새만금생태모니터링’ 팀에 가담하여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단체를 잘 운영하면서 협동조합도 병행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협동조합에 단체에서 출자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를 누가 맡느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방법을 모색해보고 적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제가 다시 맡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올겨울 전력난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전기를 덜 쓰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는 지혜를 찾아 평안한 나날 이어가시기를 바랍니다. 말북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2012. 11. 6일 아침 변산바람꽃 허정균 드림

어려운 시기에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은 남아있지만, 적어도 풀꽃세상이 순리에 따라 흘러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항상 위기는 희망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회원풀씨로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책임감도 느끼면서 미안한 마음이지만 풀꽃세상과 인연을 맺고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생활하여 얻은것도 많았습니다.
변혁의 시대를 맞아 여러 변화를 도모하며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어떤 변화나 발전적 해체를 하더라도 "풀꽃세상"이라는  초심의 바탕 위에서 그 이름을 걸고 해야한다고 봅니다.
역량이 충만할 했을 때는 두가지 제안한 내용도 충분히 감당하여 수용할 수 있다고 봐 집니다.
비록 힘든 시기라도 먼 미래를 내다보고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시기에 용기를 내어 뜻을 모우고 이끌 풀씨들이 나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