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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소식] ■ 하굿둑 답사(2-3) 석문.대호 방조제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11-08-13 22:50     조회 : 10835    

■ 하굿둑 답사(2-3) 석문.대호 방조제

죽어가는 아산만 갯벌

개발독재가 절정에 달하던 70-80년대, 그들은 이에 대한 비판은 물론 그들과 생각을 달리하는 문화마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중가요에서도 많은 금지곡이 태어났습니다. 방송 금지곡들 가운데 미국 팝송이 하나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The house in the rising sun’이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비틀즈나 미국의 반전 가수인 존 바에즈도 즐겨 불렀다는데 작사자나 작곡자가 따로 있지 않고 민요처럼 불리워지다 한 그룹사운드에 의해 음반으로 나와 세계적으로 히트한 노래라고 합니다. 50-60대 사람들은 이 노래의 멜로디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가사 내용이 음산하고 퇴폐적이다 하여 우리나라에서 방송금지곡의 반열에 올랐는데 그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There is a house in New Orleans
They call it Rising Sun
And it's been the ruin of many a poor boy
And God I know I'm one
My mother was a tailor
She sewed my new blue jeans
My father was a gambling man
Down in New Orleans
Now the only thing a gambler needs
Is a suitcase and a trunk
And the only time he'll be satisfied
Is when he's down and drunk
Oh mother, tell your children
Not to do what I have done
Spend your lives in sin and misery
In the House of the Rising sun
Well, I've got one foot on the platform
The other foot on the train
I'm going back to New Orleans
To wear that ball and chain
There is a house in New Orleans
They call it Rising Sun
And it's been the ruin of many a poor boy
And God, I know I'm one


<직역을 해보았습니다.>

뉴올리안즈에 집 한 채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집을 "해 뜨는 집"이라 불렀다.
그곳은 많은 가난한 아이들이 파멸하던 곳
나도 그 중 하나라는 것을 신도 알고 있다.
재봉사였던 어머니는 내 청바지를 꿰매주셨고
노름꾼 아버지는 뉴올리안즈 뒷골목 도박판을 전전하였다.
노름꾼에게 필요한 물건은 옷가방과 트렁크였고
행복한 시간은 술에 곤드레가 될 때 뿐이었다.
오, 어머니 동생들에게 말해 주세요.
저처럼 놀지 말라고, 해뜨는 집에서.
범죄의 수렁에서 세월을 보내지 말라고
이제 나의 한 발은 플랫폼에 있고
다른 하나는 기차에 올려놓았다.
뉴올리안즈에 당도하면
발목에 족쇄를 채울 것이다.
뉴올리안즈에 집 한 채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집을 "해 뜨는 집"이라 불렀다.
그곳은 많은 가난한 아이들이 파멸하던 곳
나도 그 중 하나라는 것을 신도 알고 있다.

1960년대의 미국, 개발, 성장의 패러다임 속에서 도시 재개발이 한창이었습니다. 미시시피강 하구에 자리잡은 뉴올리안즈, 이곳에도 개발 바람이 불었습니다. 자연이 베푼 혜택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던 이 노래 주인공의 가족은 보상금 몇 푼을 받고 강 하구의 풍요로웠던 삶의 터전을 내주었습니다. 개발 이익은 관료, 건설업자, 금융업자, 부동산 중개인 등 이른바 ‘성장연합(Growth Coalition)’이 차지하고 서민들은 희생을 강요당했습니다. 아버지는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술과 도박으로 다 날려버렸습니다. 그리고 알콜중독자가 되었습니다. 가족은 빈민들이 사는 달동네로 이사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해뜨는 집’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어머니는 재봉사로 취직하여 아이들을 거둬먹였습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뉴올리안즈 노름판을 전전하고 어머니가 일 나가면 달동네 아이들은 싸돌아다니며 못된 짓만 골라 하였습니다. 마침내 아들은 가출하여 객지를 떠돌다 범죄소굴에 빠져들었습니다. 결국 경찰에 잡혀 뉴올리안즈로 가는 호송열차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한쪽 발을 열차에 올려놓는 아들의 머릿속에는 뉴올리안즈 달동네 시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미시시피강 강 하구를 재개발한 뉴올리안즈는 2006년도엔가 허리케인의 급습을 받아 온 시가지가 물에 잠기는 재앙을 겪었습니다>

이 노래 한곡에는 자연의 혜택에 의지하여 살아가던 사람들이 건설족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철거민’이 되어 불행의 나락에 빠진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시화만 우음도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곳곳에서 철거민이 양산되던 개발독재의 한국에서 과연 이 노래는 금지곡이 될 만했습니다.

경기도 평택시, 충남 아산시와 당진군 등 아산만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에서 이러한 재개발은 이미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발안천, 안성천, 곡교천, 삽교천이 흘러드는 아산만의 해안은 콘크리트 옹벽이 둘러쳐져 있고 갯벌은 매립되어 공장지대로 바뀌었습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공장지대가 아산국가산업단지 포승지구, 인주지방산업단지, 아산국가산업단지 부곡지구,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 등이며 당진군 송산면에도 송산일반산업단지로 지정되어 개발이 한창입니다. 그야말로 난개발입니다.

아산시 인주면 걸매리 해안은 아산만의 마지막 갯벌로 어촌계가 활동하며 어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아산시는 인주면 걸매리 430만8500제곱미터(130여만평)에 달하는 갯벌을 매립해 첨단산업단지, 물류단지, 아파트형 공장, 국제컨벤션센터, 수변테마공원, 항만시설, 주상복합, 신생에너지 등 비즈니스 기능을 강화한 복합산업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삽교천 방조제를 지나 당진군으로 들어서 아산만을 오른쪽에 끼고 잘 포장된 자동차 길을 달렸습니다. 당진항까지 해안을 따라 난 도로와 콘크리트 옹벽이 아산만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당진항 옆으로 현대제철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그러나 철을 제련하는 데 사용되는 물을 공급해주는 수원지가 인근에는 없습니다. 충남 남쪽에 있는 보령시의 보령호의 물을 송수관을 통해 이곳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제철소가 내려다보이는 성구미 포구에 가보았습니다. 횟집이 몇 군데 있었지만 사람은 찾아볼 수 없고 포구 뒷산의 솔숲은 제철소에서 내는 굉음에 떨고 있었습니다. 천혜의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대대로 살아왔던 사람들은 모두 어찌되었을까요.

폭싹 썩은 석문호

성구미 포구를 나와 석문방조제로 향했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로 양편은 산을 깎아 구획 정리를 하는 공사판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석문지구 간척농지 종합개발사업’은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리와 송악면 가곡리 사이의 바다를 막아 간척지와 담수호를 조성하고 기계화 영농을 위한 대단위 농경지, 농어민주택잔지, 농수산물가공단지, 국가산업단지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1987년에 착공하여 1998년에 10,600m의 방조제가 완성됐습니다. 이로 인해 3,750ha의 갯벌이 사라졌습니다. 단일 방조제로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고 자랑삼아 선전하는 간판이 배수갑문 근처에 붙어 있었습니다.

석문국가산업단지는 2009년 분양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분양가는 추정 조성원가로 ㎡당 23만1361원(3.3㎡당 76만4830원)이었습니다. 서해안 시대 선도주자라며 분양을 시작했지만 대부분 빈 땅으로 방치돼 있고 본격적인 내부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763ha의 담수호는 폭싹 썩었습니다. COD 기준으로 6급수,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썩은 호수만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석문호는 시화호와 많이 닮았습니다. 큰 강이 유입되지 않아 수질악화가 빨리 온 것입니다. 지방하천 역천이 석문호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석문호도 언젠가는 시화호처럼 해수유통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 썩어가는데 배수갑문을 개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수유통을 해서 물을 맑게 하고 내부개발을 완료하여 공장과 농경지가 들어선다 해도 물이 없어 가동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딘가에 대형댐을 또 만들자고 할까요. 이같은 논리가 ‘물부족 국가’임을 내세워 4대강사업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방치된 간척지 땅을 바라보며 차를 달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관광지 왜목마을에 가보았습니다. 주말이었지만 왜목항은 한산했습니다. 멀리 바다 안개 속에 국화도가 그림처럼 떠 있었습니다.

대호지만 가로막은 대호방조제

우리나라 해안선의 길이는 11,000km로 지구 둘레의 1/4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작은 국토 면적이지만 이처럼 해안선의 길이가 긴 이유는 서해안과 남해안이 굴곡이 매우 심한 리아스식 해안이기 때문입니다.

충청남도 북부 해안도 본래 해안선의 드나듦이 매우 복잡했습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계속되는 간척사업으로 해안선이 자로 잰듯 밋밋해지고 자연해안선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충남 북부해안에서 남쪽으로 깊이 파고든 바다를 싹둑 잘라버린 것이 대호방조제입니다. 이로 인해 고기떼를 물고와 대호지만(大糊芝灣)에 부려놓던 물떼는 사라졌습니다.

대호지구 간척사업은 1981년에 착공하여 1985년에 방조제가 완공됐습니다.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와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리의 바닷길을 잇는 7.8km의 방조제로 7648ha의 갯벌이 사라졌습니다. 새로 생긴 농경지는 3700ha, 사라진 갯벌 면적의 절반 수준입니다. 갯벌에서 농지의 열 배 소출이 난다는데 수천억원의 돈을 들여 생산력을 1/20로 축소시킨 것이 대호지구간척사업의 본질인 셈입니다.

담수호로 유입되는 큰 강이 없음에도 담수호의 수질이 4급수를 유지해 현재 벼농사를 짓고 있고 일부는 방치되어 있습니다. 석문지구에 비해 오염원이 없어 이 정도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오니층이 바닥에 계속 쌓여 수질은 점점 악화될 것이고 결국 벼농사를 지을 물을 댈 수 없을 것입니다.

방조제로 인해 도비도(搗飛島)란 섬은 육지가 됐습니다. 이곳에 농·어촌 체험, 갯벌체험, 철새탐조, 낚시 등을 할 수 있는 휴양단지가 조성돼 있으며 도비도 선착장에서는 당진군에서 유일한 해수욕장인 난지도해수욕장 등을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습니다. 난지도는 희귀한 종류의 난과 약초가 자라는 섬이며 섬 서쪽에 있는 길이 2.5km의 난지도해수욕장은 질 좋은 모래사장과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대호지구 간척사업을 벌이지 않고 충남 북부해안을 일부라도 살렸더라면 이 지역은 관광지로, 휴양지로, 조개 생산지로 더욱 유용하게 활용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변산바람꽃>

 

대동여지도에서 본 충남북부해안

 

석문방조제 부근 지형도

 
현대제철소 정문
 
석문산업단지 구획정리 공사
 
성구미 포구 솔숲
 
성구미 포구 솔숲에서 내려다 본 제철소
 
폭싹 썩은 석문호 배수갑문
 
석문방조제길
 
왜목항에서 본 국화도
 
대호방조제
 
방치되고 있는 대호간척지
 

조산풀   11-08-14 14:54

단 10년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막대한 시설자금을 투입하여 완공 후 새워놓은 커다란 간판에  전혀 현실성 없는 논경지 조성 치적간판에 아연하며 이런 개그도 없겠다 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아마 준공식장에 많은 윗분들이 참석하여 화려한 청사진과 미래 부자되는 꿈을 펼쳐보이며 자신들의 치적을 우렁차게 외쳤을 걸 상상하니 더욱 그러했습니다.

동행하며 현장을 둘러봐서 그런지 보고서 문장마다 생생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풀씨님들도 지도를 옆에 놓고 따라가며 일독을 권합니다.

긴 탐사 보고서를 써주신 변산바람풀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풀꽃세상   11-08-15 13:19

대동여지도를 자세히 보니 당진포가 대호간척지 안에 있네요. 지금의 당진항 자리가 아닙니다.

은단초   11-09-07 23:03

답사와 보고서 덕분에 무지한 저도 감사히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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