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살아있다 /손계 차영섭
빗방울은 하늘에서 내려온 
영혼이고,
대지에 물은 땅에서 솟아나온
몸이니,
이 둘이 합쳐 생명이다
시내에서는 종종 걸음,
강에서는 쉬엄쉬엄,
호수에서는 고요한 휴식이며
폭포에서는 뛰어내리고
바다에서는 날개를 달고 난다
아, 구름에 모여 우주를 여행한다
원시 공기와 너는 한 족속이니
너의 원시 본향은 어디인고? 
줄지도 않고 늘지도 아니하며
햇볕에도 아랑곳없구나! 
몸에 들면 웃어서 날아가고
울어서 눈물이며
돌아서 피가 되도다!
아, 꽃이 되고 열매가 되도다!
개울에선 말을 하며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는개처럼 감추기도 하면서
때와 곳에 맞게 변화를 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