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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문사 은행나무
  글쓴이 : 금진항     날짜 : 13-11-02 08:43     조회 : 4323    
 
용문사 은행나무, 저의 학창시절, 교과서 어딘가에 나왔었지요.
그리고, 이 늦어가는 가을날, 문득,그 은행나무가 생각나서, 인터넷을 뒤져 사진 한장을 찾아냈습니다.
벌레가 먹지 않는 유일한 나무잎이 은행나무랍니다. 은행잎의 노란색은 생명이 너무나 길어, 한 겨울 눈이 내려도 그 빛이 바래지 않는답니다.
 
우리도 은행나무 처럼 살아야 하는데........은행나무 잎처럼 질기게 살아야 하는데.......
일본의 늙은 퇴직자들을 젖은 낙옆이라고 비웃지요.
제가 살았던 30 년전, 그 시절은 그나마 일본의 전통이 도시에도 곳곳에 남아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일본 상인들의 전통의상과 기모노를 입은 젊은 여인, 그리고 노가다 판에도 일본식 버선을 신었던 청년들이 기억나곤 합니다.
그 시절의 일본여인들의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었죠. 출근하는 남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앞치마로 남편의  구두를 닦아주던 모습이 자주 텔레비젼에 나오곤 했지요.
그러나, 또 다른 충격적인 일본 여인들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런 전통적인 일본의 여인들이 퇴직한 남편을 비웃던 말이 바로 젖은 낙옆이라는 말이지요.
낙옆이 젖으면 잘 떨어지지도 않고 달라붙는답니다. 바로 퇴직한 자신의 남편을 그렇게 표현한거지요.
남편이 돈을 벌어 올때는 마치 하녀처럼 복종을 하다가, 남편의 중요한 역할이 끝나는 시점부터 그녀들은 귀찮아진거죠. 일본의 자본주의화를 엿볼 수 있었던 단서였습니다.
내가,스쿠버 강사로서 동남아를 돌아다닐 때, 30대 초중반이었을겁니다.
필리핀 중부 비사야 지방의 두메케테 아포섬 앞의 해변에서, 나는 늙은 일본여인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그녀는 남편이 퇴직하자 바로 이혼을 하고 위자료를 챙겨 필리핀으로 와서 해변가에 아름다운 집을 짓고 필리핀의 잘 생긴 젊은 애인과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실제로, 나는 그녀가 그녀의 애인의 품에서 말을 타고 해변을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진정으로 그녀는 애마부인이된거죠.
 
문득, 가을이 되니 용문사 은행나무가 생각나고, 젖은 낙옆이 이어지고, 일본의 여인이 생각나는 겁니다.
또 한명의 여인이 생각납니다. 강릉에 살던 때, 옆집 지하에 술집이 하나 있었는데, 저는 자주 그곳에 들렸죠. 바로 그 술집 주인여자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고향은 남해인데, 그곳에서 술집을 하다가 불이나서 망하고 고향에서 무작정 도망을 나와서 갈팡질팡 하다가, 우연히 용문사 표지판을 보았답니다.
그래서, 갑자가 교과서에서 용문사 은행나무가 생각나서 그곳을 찾아가 은행나무를 잠깐 보고, 다시 방황을 하다가 강릉이라고 써있는 도로표지판을 따라 강릉에 왔답니다.
강릉에서 다방 아가씨 생활을 열심히 하여, 그때 내 집 옆의 술집을 차린 거랍니다.
 
30년전, 동경의 우에노 공원에 가면, 젖은 낙옆의 초로의 사내들을 자주 볼 수 있었죠. 많은 수의 일본 남성들은 아내와 이혼을 하고 빈털털이가 되어 노숙자가 되고 나라의 보살핌으로 겨우 연명을 하게 되었죠.
그 시절, 일본의 경제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호황이었죠. 사회복지는 외국인에게 조차도 베풀어졌습니다. 아내에게 퇴직금과 재산을 전부 빼앗긴 늙은 남성들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 자랑스런 일본의 사회복지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내용은 별로 변한 게 없지만, 살인적인 물가는 노인들로 하여금,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유럽의 복지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사회복지는 이미 망가졌습니다.
이 가을 날, 떨어진 낙옆을 보면서 노인들을 생각합니다.
박근혜의 노령수당 20만원은 이미 물 건너 간거지요.
지금의 경제는 거의 한계상황에 왔습니다. 삼성의 이건희는 신경영 20주년에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삼성이 왜 그럴까요? 이건희야말로 자신들의 말로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제 생각에는 울산이 망가지는 시점이 한국의 경제가 박살이 나는 시점이고, 그 시점과 함께 대한민국의 잘나가는 기업들이 우루루 망가질 겁니다. 이건희는 자신의 미래를 누구 보다도 잘 알겁니다
그래서, 신경영 20주년 행사장에서 그렇게 이야기 한 겁니다. 20년 전의 이건희의 패기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아마, 삼성 그룹의 전략기획실에서는 그때를 대비 할 겁니다.
 
대한민국의 늙은 낙옆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노령 연금 20만원도 못 주는 나라에서, 미래의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앞으로 아내에게도 잘 해야 할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늦가을이고 나도 젖은 낙옆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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