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에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이다. 밭둑 너머 산기슭에 가꾸지도 않지만 이름 모를 풀들이 지천이다. 야생 산야초의 활용에 대해 알아본다.


식물종자 보고 한반도 850종 식용가능

지구상에는 약 50만 종 이상의 식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간이 이용한 식물은 약 3000여 종이며 200여종이 식용작물로 재배되어왔다고 한다.

오늘날 발달한 과학을 이용하여 작물의 형질 개량을 위해 많은 시도가 있지만 반면에 식용, 약용을 위해 야생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우리나라에 80과 243속 4210종의 야생식물이 조사되었는데 이 가운데 850종이 식용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야생식물이란 산과 들에 저절로 자라는 풀을 말한다. 청정 자연에서 나는 이러한 산야초는 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수시로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식품이자 약이다.

산야초는 생식, 즉 자연과 가장 가까운 상태로 먹는 것이 좋으나 너무 쓰거나 아린 것, 진한 향과 거친 잎줄기 등은 약간 데치거나 물에 우려서 향을 부드럽게 한 후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모든 식물에는 종족 보존을 위해 약간의 독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특히 성분이 강한 산야초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람의 체질에 따라 독성의 강약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산야초의 종에 따라 주의를 요하는 것들이 있다.

◆산야초의 영양 성분

초식동물이 풀만 뜯어먹고 살아도 살이 찌고 새끼도 잘 낳는 이유는 산야초에 중요한 영양분이 골고루 알맞게 들어있음을 말해준다. 봄이 되면 산과 들에 피어나는 냉이, 취, 달래 등은 비타민A를 많이 함유하고 있고 독특한 향취로 미각을 돋구기도 한다.

일반적인 영양성분을 보면 산야초에 있는 영양소는 일반 채소에 비해 그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무기잘, 비타민, 필수아미노산, 필수지방산, 미량 원소 및 양질의 단백질이 듬뿍 들어 있다. 특히 산야초에는 여러 가지 무기염류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알칼리성 식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산성체질을 개선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육체적 피로를 회복, 안정시킨다. 그러나 우리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와 적당한 섭취량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동물성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거나 화학비료를 이용해 재배된 식물들의 과잉 섭취로 인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누리기 위해 산야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엉겅퀴, 가을에 채취하여 줄기와 잎을 그늘에 말려 해열, 지혈, 신경통 등에 약재로 쓰인다.ⓒ부안21

◆산야초의 약리 성분

‘풀 하나가 병 하나 낫게 한다’는 옛말이 있다. 산야초는 각종 질병 치료에 유용하게 쓰이는데 이는 오랜 세월을 통해 조상들이 찾아낸 지혜와 경험의 산물이다. 산야초에 들어있는 다양한 성분은 우리 몸 안에서 영양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면역 기능을 증강시키며 각종 질병의 예방 및 치료 역할을 한다.

근대과학의 발달과 함께 산야초에 대한 성분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여러 가지 의약품이 산야초에서 얻어지고 있다. 양귀비에서 모르핀이, 버드나무 수피에서 아스피린이, 은행나무 잎에서 징코라이드가 추출되어 약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식물 종이 다양한 한반도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조상들이 산야초를 이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해왔다.

예를 들면 열을 물리치는 데에는 칡넝쿨, 방풍나물(비름나물) 등이, 기침에는 도라지, 천문동, 수세미오이 등이 약으로 쓰였으며 자양강장제로는 하수오, 황기, 지황 등이 쓰였다.

◆ 산야초와 효소

효소(酵素)는 생물체 내에서 각종 화학작용을 촉매하는 단백질이다. 동물, 식물 및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존재하며 생명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존재이다. 즉 신체의 신진대사는 효소의 활성에 의해 이루어지며 효소량이 낮아지면 신진대사도 낮아진다.

효소는 발효과정을 통해 음식을 삭힐 뿐만 아니라 생식으로 섭취했을 때 소화를 돕는 작용을 한다. 또한 혈액과 인체 조직 내의 콜레스테롤과 지방 축적물을 없애거나 분해하고 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빵, 맥주, 포도주 등을 만드는 효모에 다양한 종류의 효소가 들어 있음이 밝혀지면서 효소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 되었다. 이들 효소가 무엇으로 되어있는지에 대해서는 1926년에 작두콩에서 우레아제라는 효소를 결정형으로 추출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그것이 단백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다.

이러한 효소가 산야초와 만나 효소발효액을 만들 수 있다. 효소발효액에는 산야초에 함유된 영양성분과 약리성분이 그대로 농축되어 담겨있게 마련이다.

산야초의 약리 성분, 설탕으로 추출
기생하는 각종 유산균·효모 이용 발효

◆ 산야초 채취 시기

주로 잎을 사용하고자 하는 산야초는 이슬이 마르기 전인 이른 아침이 좋다. 이 시간은 약초가 영양분을 가장 많이 축적하고 있는 때이다.

비가 온 뒤에는 2-3일 정동 지나서 채취하고 깨끗한 상태라면 씻지 않는 것이 좋다. 식물에 많은 유효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이 효소를 내어 발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흙이 묻어 물에 씻었을 경우에는 물기를 그늘에서 잘 말린 후 사용한다. 또한 수분이 많은 부드러운 풀은 무르기 전에 빨리 사용한다.

참쑥의 채취는 연한 생장점 부분이 추출되는 즙액의 양이 가장 많을 때인 3-4월 경이 좋다. 여름에 채취할 때는 끝부분을 채취하고 연한 부분만 모은다.으름은 껍질이 갈라지기 직전이나 직후가 좋다.

묵은 밭에서 채취할 경우에는 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않은 곳에서 채취하며 토양에 미생물이 풍부하며 바람과 햇빛이 적당히 드는 곳이 좋다.

나무껍질을 벗길 때에는 너무 많이 벗기지 말고 뿌리를 채취할 때에도 군락지의 일부만 채취하도록 한다.

◆ 각 부위의 채취방법 및 시기

산야초의 각 부위별로 채취 방법이나 시기가 다르다. 이에 대해 알아본다.

◇잎 : 새싹을 피우고 조금 지난 뒤에 쓴다
◇꽃 : 꽃봉오리가 활짝 피기 전에 채취하며 인동꽃, 칡꽃, 아카시아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열매 : 가급적 완전히 익은 것을 쓰면 발효용으로 가장 좋다. 개복숭아, 살구, 다래, 산딸기, 머루, 오디, 으름 등이 대표이다.
◇씨 : 잘 여문 것을 쓴다.
◇줄기 : 가장 왕성할 때 잘라 쓴다. 하눌타리, 지치, 더덕, 천마, 잔대, 도라지 등을 들 수 있다.
◇껍질, 잔가지 : 늦은 봄 한창 물이 오를 때가 좋다
◇뿌리, 껍질 : 대개 가을에 채취한다. 뽕나무나 느릅나무 등

이 밖에 체질과 용도에 따라 구별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소음인이 쓸 경우에는 이른 봄에 추위에 잘 견디는 식물을 사용하며 덩굴식물을 쓸 경우에는 생장점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채취한다.

◆효소 발효액 담그기

산야초 효소 발효액이란 잎, 줄기, 뿌리, 열매 등에 있는 산야초의 주요한 약효 성분을 황설황을 이용해 추출하고 발효시킨 액이다.      

약초에 기생하는 각종 유산균과 효모(1㎠당 10만 마리 이상) 등의 미생물과 더불어 황설탕을 사용하여 발효시킨 것이다.

황설탕은 삼투압 작용에 의해 식물의 성분을 추출할 수 있으며 동시에 황설탕(효소의 먹이가 된다.)이 효모와 미생물, 식물의 미생물이 함께 증식, 발효작용을 하여 황설탕을 단당화시키며 효소에 의해 이 추출액은 그릇 속의 공기와 합쳐지는데 발효액이 탄생된다.


▲ 쇠비름을 설탕과 같은 비율로 섞어놓은 모습

    
이처럼 산야초 효소 발효액은 식물의 본성에 물, 바람, 그리고 땅의 힘이 더해져 만들어진 것으로서 자연의 정기를 듬뿍 지니고 있다.

◇만드는 방법

- 채취한 잎과 뿌리, 부드러운 순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각종 산야초를 혼합해면 더욱 좋다)
- 유약처리를 하지 않은 항아리에 산야초 한 두름 넣고 그 위에 토종꿀 또는 흑설탕을 같은 비율로 얹어준다. 다시 산야초 한 두름, 설탕 같은 비율,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차곡차곡 눌러 담는다.
- 공기가 약간 통할 수 있게 항아리를 밀봉하여 그늘에 보관한다.
- 보통 3개월 정도 지나면 발효가 되는데, 발효된 찌꺼기를 걸러서 짜낸 후 원액을 다시 6~9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산야초 효소가 된다.


▲ 발효효소액은 항아리에 숙성시킨다.
    
이 때 숙성이 덜 된 효소를 병에 담았다가 뚜껑을 열면 샴페인처럼 펑 하고 효소 액이 솟아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완전히 숙성되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좀더 숙성시키면 없어지게 된다.

◇복용 방법

완전히 숙성된 산야초 효소를 건강인이나 병약자나 생수 300cc에 효소 30cc비율로 혼합하여 하루 2회 정도 마신다. 저혈당이나 빈혈, 병약한 사람이 단식 중일 때는 하루에 2~3회 생수에 산야초 효소를 타서 마시면 단식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