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씨 이름방 | 풀씨 동아리 | 열린 울타리 | 자원활동  
ID/PW찾기 | 회원가입
  풀씨의 공명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06-06-18 13:54     조회 : 12255    
풀씨의 공명
 
유난히 풀씨들은 불편함을 좋아합니다. 쓰FP기봉투에 버리면 될 음식쓰레기를 굳이 지렁이를 키워 주위의 음식찌꺼기까지 모아 먹여 살립니다. 컴퓨터로 후다닥 입력하면 될 것을 굳이 누런 재생공책에 일일이 꾹꾹 눌러 씁니다. 안 쓰는 물건을 안타까워 쓰임이 될 곳에 품을 드려 보냅니다. 자고로 마을에는 헌책방이 있어야 진정한 마을이란 마음으로 자신이 사는 마을 작은터에 뚝딱뚝딱 못질을 하는 풀씨도 있습니다. 자연의 섬리로 먹거리를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기도 합니다. 주문만 하면 금새 나올 행사 현수막을 풀씨들은 손바느질로 글씨와 그림을 일일이 수놓습니다.
 
풀꽃운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신하여 이 게시판을 엽니다.
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공명을 일으키고 있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더불어 그들의 울림이 널리 퍼짐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필렬님의 간디의 물레이야기를 나눕니다.
 
간디는 물레를 직접 돌렸다. 여기서 그는 실을 잣고 이 실로 자기 옷을 지어 입었다. 그는 이러한 물레돌리기를 인도 전역의 많은 사람이 행하게 되면 인도가 면화가공 수공업을 직접 일으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인도에 규모가 작지만 토착적인 산업이 일어나 인도인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간디의 경우 물레를 돌리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는 것, 실천의 걸음을 내딛는 것이었다. 이 실천의 걸음은 아주 작은, 예를 들어 인도의 초대 수상을 지낸 네루가 보면 정말 너무 미미해서 아무 효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네루는 간디와 함께 인도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간디와는 정반대의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국가 주도의 거대한 규모의 공업화를 통해서만 인도가 부강한 나라, 잘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 그에게 간디의 물레 돌리기를 통한 인도 살리기는 아이들 장난쯤으로 보였을 것이다.
 
물레 돌리기는 개인의 인도 살리기를 위한 작은 실천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지만, 거기에는 더 깊은 의미도 들어 있다. 그것은 거대한 국가, 국가 주도의 거대규모의 공장 그리고 공업화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이기도 한 것이다. 중앙집중적인 국가주도의 거대 공장 건설, 발전소 건설, 거대한 댐 건설, 이것은 바로 네루가 지향하는 바였다. 그러나 물레 돌리기는 모든 것을 중앙의 권력이 장악해서 수행하는 네루의 기획에 대항하는 대안적 기획이었다. 물레 돌리기는 지극히 분산적이다. 그것은 인도 전역에 편재하는 것이었다. 물레 돌리는 일을 한군데 모여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설령 사람들을 한곳에 잔뜩 모아서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따라서 얼마 못가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넓은 장소가 필요하고,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데 큰 노고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분산적으로 인도 곳곳의 자기 집에서 수많은 사람이 물레를 돌리는 것이 가장 큰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효과를 가져 오는 것이다.
 
물레 돌리기는 간디의 모범을 따라 인도 전역에서 한꺼번에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그것은 서서히 퍼져나가는 것이다. 물레 돌리기가 연쇄작용을 해서 한 사람으로부터 다른 사람으로 전달되고, 그리고 또 다른 사람으로 전달되며 퍼지는 것이다. 물론 이때 돌리는 행위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돌리는 사람의 염원, 인도를 진정으로 바람직한 방식으로 살리겠다는 염원도 전달되는 것이다.
 
돌린다는 행위와 그 속에 담긴 의미도 비슷하게 닮은 것으로 티베트 교도들의 마니차가 있다. 이들은 마니차를 끊임없이 돌리면서 기도를 한다. 돌린다는 것은 반복을 의미한다. 한번 돌리고 또 돌리고 다시 또 돌리고, 끝없이 반복한다. 반복이란 진전이 거의 없는 것이다. 변화나 나아감이 없이 지루한 되풀이만 계속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티베트 교도들은 돌리기를 계속한다. 물레 돌리기도 진전은 거의 없는 지루한 반복에 가깝다. 약간의 실이 나오지만 그 양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공장에서 한꺼번에 수십톤의 실을 생산하는 사람의 눈에는 끝없는 성과없는 반복으로만 보이기 십상이다. 중앙집중적인 거대규모의 사고에 길들여져 있고 거기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다르게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생태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에게 물레 돌리기는 커다란 희망이 담긴 기획이다. 그것은 신자유주의, 거대자본의 지배, 중앙집중적인 권력의 지배, 거대 기술의 지배, 거대 지주의 지배에 아주 조금씩 균열을 내는 행위이다. 물레 돌리기가 퍼져가면 갈수록 신자유주의, 거대자본, 중앙집중적 권력은 퇴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레 돌리기는 인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중앙집중적인 권력과 자본에 대항해서 대안적인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물레 돌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안적인 시스템을 추구하지만 처음부터 큰 것만 바라보고 성급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작은 실천의 성취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의 반생태적이고 반인간적인 체제, 신자유주의 세계자본주의의 횡포를 막는 것만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나머지 대규모의 저항적인 행동만이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실천들에 대해서는 자기만족적인 소시민적 행위일 뿐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이러한 비판이 타당한 면도 있다. 공동체 운동이나 귀농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이유에서 그러한 선택을 한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들에게 공동체나 귀농은 도피의 수단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동체나 귀농이 지닌 의미 자체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그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는 여전히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전세계의 흐름에 대한 큰 시야를 잃지 않고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큰 이야기를 앞세우지 않는다. 세계가 이렇게 또는 저렇게 가야 한다는 것을 큰 소리로 떠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말이 아니라 실천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실천을 통해서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고, 변화를 만들어 내가겠다는 것이다.
 


게시물 1,102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 주소변경요청합니다 (1) 쑥풀 11-15 9752
6 퉁사모 정기공연 안내합니다. (6) 퉁풀 11-12 10897
5 물봉선 (2) 달개비 11-11 10237
4 풀꽃 세상 어떵 알안? (6) 꿈같은 세… 11-11 11598
3 풀씨들의 공간입니다 (1) 풀꽃세상 11-13 15498
2 " 풀꽃세상, 어떵 알게된 ?" (1) 하늘보라 11-13 10367
1 풀씨의 공명 풀꽃세상 06-18 12256
   71  72  73  74

select count(*) as cnt from g4_login where lo_ip = '54.208.73.179'

1016 : Can't open file: 'g4_login.MYD'. (errno: 145)

error file : /home/bbs/boar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