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같이 어여쁜 꽃”

 


세상에 이름 없는 풀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풀 이름은 몇이나 될까.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음에도 관심 한번 주지 않는 풀들이 허다하다. 시인은 이를 자탄하고 있다.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얼마나 서운했을까요//애기똥풀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안도현 ‘애기똥풀’ 전문>

양귀비목 양귀비과의 두해살이 풀 애기똥풀은 줄기에 상처를 내면 노란즙이 나오는데 애기 똥과 비슷해서 애기똥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까치다리라고도 하는데 마을 근처의 길가나 풀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속이 비어 있으며 높이가 30∼80cm이다.

한국·일본·중국 동북부·사할린·몽골·시베리아·캄차카반도 등지에 분포하며 5월부터 8월까지 샛노란 꽃이 핀다. 꽃잎은 4개이고 길이 12mm의 긴 달걀 모양이며, 수술은 많고, 암술은 1개이며 암술머리는 약간 굵고 끝이 2개로 얕게 갈라진다. 꽃잎 바깥쪽에 유독 털이 많이 난 꽃받침이 두 장 있는데 꽃이 피면서 동시에 떨어진다. 작은 콩깍지처럼 생긴 자루에 까만 씨앗이 가득 들어 있다.

줄기에서 나는 노란 즙은 독성이 있지만 민간에서는 벌레에 물린 곳에 바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전체를 백굴채(白屈菜)라고 하며, 위장염과 위궤양 등으로 인한 복부 통증에 진통제로 쓰이지만 독성이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애기똥풀은 제비에게 관련이 많다. 제비 새끼가 태어나면 눈에 이물질이 많이 들어있어 눈을 잘 뜨지 못하는데 어미가 애기똥풀의 줄기를 입으로 꺾어 나온 즙으로 새끼의 눈을 씻어준다고 한다. 애기똥풀의 학명인 챌리도니움(Chelidonium)은 그리스어로 제비를 뜻하는 챌리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