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세상’, 시험문제에도 나오고 퀴즈에도 나온답니다

우리 홈페이지 <이슬떨이판-젊은이슬떨이판>에 어느 날, 아래와 같은 글이 올랐습니다. 풀꽃세상의 활동과 풀꽃상 드린 내용들이 퀴즈로 방송되기도 하고, 고등학생 모의고사에도 출제되는 모양입니다. 문제를 내신 분들이 풀꽃세상에 연락도 취하지 않았지만, 너그럽게 이해해 드릴 작정입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그동안 적잖이 들었습니다. 풀꽃세상의 문장들이 방송 캠페인에도 나오고 그러는 모양입니다. 참 반가운 소식들이라 생각합니다(하지만, 우리 메시지가 상업적으로 활용되어 누군가의 이익을 내는 일에 사용될 경우에는 풀씨 여러분께서 풀꽃방에 얼른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반가운 소식을 올려주신 두 분 풀씨님의 글을 함께 읽습니다.

퀴즈 : 제7회 풀꽃상은 누가 받았을까요?

풀보리 이은주

며칠 전, 아마도 7월 초쯤 된 것 같아요. 오후에 버스를 타고 손잡이를 잡고 아무 생각없이 창밖을 바라보며 가고 있는데, 라디오 소리가 흘러 나오더라구요.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더욱 꽉 잡으며 사람들을 쭉 돌아보았는데, 그 사람들도 모두 무표정한 얼굴로 버스에 몸을 맡겨버린 사람들 같았어요. 아마도 무지 더운 날이었던가 봐요. 그런데 무슨 퀴즈프로 같은 걸 하더라구요.

“1999년 제정된 풀꽃상은 그동안 새, 억새풀, 돌 등에게 상을 주었습니다.

이번 제 7회의 풀꽃상 수상자는 무엇일까요?”

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순간, 난 너무 반갑고 당황(?)한 나머지 ‘지렁이'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르는 것을 억누르고 주위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았어요. 사람들이 내가 풀꽃상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런 관심도 없을텐데, 내 콩당콩당거리는 마음을 들켜 버릴까봐 주위를 둘러본 거죠. 순간 왜 그렇게 가슴이 뛰던지….

내가 풀꽃상 수상자도 아니고, 풀꽃세상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도 아니고, 다만 풀꽃세상 회원이라는 것과 응풀님과 개인적(?) 친분이 있다는 것만 빼면 아무 것도 아닌 내가 왜 그렇게 뿌듯함과 가슴 벅참을 느꼈는지….

게다가 그 마음을 더욱 크게 한 것은 퀴즈의 답을 듣는 순간이었어요. 30대쯤 된 여자 분이었던 것 같은데,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지렁이'를 답하는 것이었어요. 반신반의했는데 너무도 당당하게 답을 말하는 그 목소리에 순간,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풀꽃세상 회원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무심했던 동안에 풀꽃세상은 이렇게 큰 성장을 했고, 사람들 마음 깊숙이 들어가 있구나 하는 걸 알았죠.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사이트도 새로 개편이 되었더군요. 풀꽃세상 식구들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입니다. 앞으로는 종종 방문할께요.

그뿐인가요? 딸내미 모의고사에도 ‘풀꽃세상'이 나왔답니다

닭의똥풀 박기동

지난 가을쯤에 내 딸이 모의고사에서 풀꽃세상 이야기를 만났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고 나니 생각나는 건데 고1 언어영역의 듣기시험으로 기억합니다. 어느 신문기사인 듯 여자분의 해설이 나오고 이를 듣고 유추해(미루어)서 정답을 작성하는 문제였답니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뿌듯하게 가슴을 채우던 감동을 위의 글이 다시금 기억하게 해주는군요. 풀꽃세상은 이미 나와 내 딸이 관여한 환경단체임은 물론 앞으로의 우리 사회의 의미있는 단체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지요. 고생하시는 분들의 건투를 빌면서, 지난 기억이기 때문에 자세한 보고가 아니어서 아쉽습니다.

지금은 고2, 모두들 지나가야 할 굴 속을 지나는 내 딸에게 그래도 가능한 희망이 있는, 풀꽃세상이 그리는 터널 밖 세상이 있다는 말로 용기와 격려를 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응풀님, 그래풀님, 산풀님, 새풀님, 꿋꿋씨 모두 힘내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고생하시는 것이 의미있게 돌아오고 있는 소리가 도처에서 들리기 시작합니다.　

닭의똥풀님이 올해 고2인 따님(윤주)의 지난 해 시험지를 찾아 복사본을 등기로 보내주셨습니다. 2000년 11월에 치른 학력평가(언어영역) 시험문제 가운데 ‘듣기' 항목에 <풀꽃세상>이 예문으로 채택되어 있어 그 부분을 그대로 옮깁니다.

챙겨주신 닭의똥풀님, 고맙습니다.―산풀(8/3)

앵커 : 테마 기획입니다. ‘풀꽃상'이라는 예쁜 이름의 상이 있습니다. ‘풀꽃세상'이라는 환경단체가 제정한 이 상은 돌멩이나 새, 풀과 같이 사람이 아닌 자연이 받는 상이라고 합니다. 박소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여) : 여기는 한반도의 남단 보길도입니다. 이곳의 명물 중 하나는 예송리 해변의 까만 갯돌입니다. 하지만 갯돌을 섬밖으로 들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해변의 돌밭은 갈수록 성글어지고 있습니다. 풀꽃세상이라는 환경단체에서는 이번에 이 갯돌에 풀꽃상을 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본래는 철새였지만 텃새가 돼서 동강을 지키는 새 ‘비오리', 생명의 보고인 거대한 새만금 갯벌에 사는 조개, 푸른 하늘 아래 산자락을 배경으로 눈부시게 펼쳐지는 억새밭, 모두 풀꽃세상이라는 환경단체에서 제정한 풀꽃상을 받았습니다.

풀꽃세상 사무처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풀꽃세상 사무처장(남) : 풀꽃상은 한 마디로 인간의 욕심과 싸워서 제 모습을 지키고 있는 자연물에 주는 상입니다. 새나 돌, 풀, 길 혹은 갯벌에 사는 조개에 풀꽃상을 주면서 자연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회복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는가, 그런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한 수단이라고 봐야겠죠.

기자(여) : 자연물은 아니지만 인사동 골목길도 상을 받았습니다. 발전의 속도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느림과 고즈넉함의 가치를 일깨워주기 때문이겠죠?

풀꽃세상 사무처장(남) : 지금까지 대부분의 상이 대상의 경제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고 제정됐는데, 저희는 존재하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갖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러한 저희들의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고 해서 사람을 제외한 자연물에 상을 주게 됐지요.

기자(여) : 풀꽃세상 회원들은 지금도 인간의 탐욕과 자연이 부딪치는 지점에서 다음 차례의 풀꽃상 후보를 찾고 있습니다. 풀꽃상을 주는 풀꽃세상 사람들, 이들은 작은 희망의 불씨를 온 세상에 뿌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길도에서 박소담이었습니다.

<문제 3>

3. (물음) 뉴스를 전하는 취재 기자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② 현상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통해 원인을 파헤치고 있다.

③ 취재 대상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전달하고 있다.

④ 관념적인 어휘를 사용하여 내용을 우회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⑤ 상반되는 입장들을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 보도 태도의 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