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갯돌을 지키는 사람들   보길도 예송리의 김순임 씨 언제부터인가 할머니는 해변의 갯돌을 보호하기 시작했고, 그런 할머니를 마을 사람들은 갯돌만큼이나 아끼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누구든지 해변의 돌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는 순간 만나게 되는 할머니. 해변의 관광객이 돌에 욕심을 가지는 순간, 마치 오래 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이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쏜살같이 달려오는 김순임 할머니. 할머니는 암말도 없이 돌을 빼앗아 다시 해변에 돌을 흩뿌린다. 그리곤 휑하니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렇지만 틀림없이 할머니는 그 근처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예송리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예송리 주민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해변의 갯돌을 지키는 그녀를 "우리 순임이, 우리 순임이"라고 부른다. 할머니의 나이는 61세, 아직 미혼이다. 정부의 생활보호대상자로서 산등성이 움막 같은 집에서 홀로 사는 노처녀 할머니에게 이 여름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보길도 선착장의 자원봉사자 김수룡 씨 보길도 선착장의 절대 권력자, 김수룡 씨 섬에 내릴 때나 섬을 떠날 때 반드시 선착장에서 만나는 분이 김수룡(42세) 씨이다. 김수룡 씨 또한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벌써 8년째 선착장에서 유일한 자원봉사자로서 교통정리를 한다. 배에서 내리고, 섬 깊숙이로 들어가는 승용차들의 질서유지를 하기 위해 호르라기를 불 때의 김수룡 씨는 한 마디로, 폼난다. 여름철 김수룡 씨의 수고에 대해서 표창장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면에 근무하는 전영록 씨가 말한다. 중장비 기사 자격증도 있건만, 생계는 젖혀두고 김수룡 씨는 오로지 보길도 선착장의 질서만 생각한다. 갯돌을 들고나가다 만약 김수룡 씨에게 들켰다가는 호되게 봉변을 당한다. 딱 보면 누구 가방에 갯돌이 들었는지 감으로 느낀다는 김수룡 씨. 풀꽃쉼터의 상패가 비에 젖으면 안 된다고 내내 노심초사하던 김수룡 씨의 마음에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 보길도 선착장의 자원봉사자 1호가 바로 납니다. 허, 이거 한 일도 없는 사람을 사진까지 찍다뇨.. 난생 처음 있는 일이구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