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집 옥상도 다르지 않아 어린 상추와 열무,치커리등 잎채소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고 있고, 방울토마토도 물을 잔뜩 먹고 엄청 커지고 있으나, 물을 많이 필요로 하고 배수가 좋아야하는 고추는 다행히 배수가 잘되는 화분에 심은터라 도리어 진딧물 피해없이 잘자라고 있습니다.

우리집 세 아이가 방학을 했고, 한창 먹성좋을 나이들이라 먹을거리 챙겨주기 바쁜 가운데, 호우로 옥상작물들을 가꿀 필요가 적어지는 틈을 이용해 옥상베란다에 있는 꼬불이들의 집을 일부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외출하다 돌아오는 길에는 버려진 스치로폼상자나 플라스틱상자를 주워들고 오는데, 지난해 어느날은 의기양양하게  둘째아이가 두부상자를 가지고 왔었습니다. 세 개씩이나.

앞에서는 칭찬해주고, 뒤돌아서서는 너무 얕아서 꼬불이상자나 작물키우는 상자로는 부적합하다 생각하여 구석에 밀어놓고 올봄까지 사용하지 않았다가, 봄에 포트에 강낭콩모종키울때 잠시 사용했었지요.

그런데 장마철에다 호우가 잦아  습도가 높아서 수분발산이 줄어든데다 수분이 많은 엽채류가 많이 나오다보니 물빠짐 구멍이 없는 플라스틱상자가 불편하였습니다.

밖은 비가 많이 오니 옥상화단이나 주차장화단에도 처리하기 어렵구요.

그런데 이 때 두부상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맨 아래는 물이 빠지는 상태를 보기위해 플라스틱상자를 이용하고, 위로 두부상자를 포개어 음식물을 넣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맨 아래 상자입니다. 군데 군데 계란껍질외는 전부 흙으로 변해 있습니다.

두번 째 칸, 질긴 부분만 많이 남았습니다.

세 번째 칸인데요. 22일부터 24일까지 제가 집에 없었고 수박껍질은 24일 대구 동생네서 가져온 것입니다. 작게 썰어주면 좋겠는데 돌아와서는 밤늦게 피곤해서 그냥자고 이튿날 보니 벌써 물컹해져서 그냥 넣어주었습니다.

사진찍기 위해 분리했다가 제자리 배치한 모습입니다.

아참, 맨 위칸은 오늘 두부파는 아저씨한테 1000원주고 샀습니다. 제일 허름한 것으로요.

벌레 침입을 막기위해 양파망을 깔아두었는데 이 칸을 사용할 때는 망을 빼내어 덮개로 사용합니다.

새 상자에 음식물을 넣어줄때는 처음에만 다른 상자의 흙을 조금떠서 깔아주었습니다.

여태 제가 사용한 방법으로는 최고입니다.

사진에는 혼자 일하느라 시간을 끌고 늦게 찍어 꼬불이가 엄청많은 것이 보이지 않지만, 정말 많은데다 활동적입니다.

며칠 후 옆지기더러 들고 있으라하고 한 번 찍어보겠습니다.